美 메이저리그 진출 황재균… 개막 25인 로스터 입성 가능성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황재균(30·사진)이 개막 25인 로스터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음 달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활약 여부에 따라 그동안 마땅한 3루수 요원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아 온 샌프란시스코의 ‘핫 코너’를 책임질 붙박이 주전 3루수로 도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CBS 새크라멘토는 29일 황재균을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이 매체는 “한국 프로야구(KBO)에서 10년동안 뛴 황재균이 다음 달 애리조나 스캇데일(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에서 첫 시험 무대를 갖는다”며 “그가 한국에서 보여준 공격 능력을 재현한다면 충분히 개막 25인 로스터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무응찰 수모를 겪은 황재균은 지난해 타격폼을 간결하게 바꾸며 프로 데뷔 10년 만에 커리어 하이(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25도루, 97득점)를 기록했다. 장타력은 유지하면서 20%가 넘던 삼진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11.8%까지 낮췄다.

26일 보비 에번스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공식 영입을 발표한 황재균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 활약 여부에 따라 계약 조건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이다.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경쟁에서 살아남아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150만 달러를 보장받고 인센티브 160만 달러 등 최대 310만 달러까지 받는 조건이다. 만약 마이너리그에 남더라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되는 옵트아웃(Opt-Out)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년 연속 26홈런을 친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가 헐값에 영입한 복덩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보여준 장타력과 수비력만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입성은 물론 붙박이 주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선수들이 아직 황재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는 강타자가 즐비한 3루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루수 타율은 0.258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10위였다. 홈런은 17개로 최하위나 다름없는 14위에 머물렀다. 시즌 내내 마땅한 3루수 요원을 찾지 못한 채 맷 더피(26·66경기)와 에두아르도 누네스(30·44경기), 코너 길라스피(30·34경기) 등 총 8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섰다. 그나마 시즌 초반 주전 3루수로 활약한 맷 더피가 지난해 8월 탬파베이 레이스로 전격 트레이드 되면서 빈 틈은 더욱 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우타자인 황재균이 좌타자인 길라스피와 주전 3루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해 올해로 메이저리그 데뷔 10년째를 맞은 길라스피는 지난해 타율 0.262, 6홈런, 25타점, 1도루, 24득점을 기록했다. MLB닷컴은 “올 시즌 지난해 맷 더피 이적 이후 주전 3루수로 활약한 누네스가 좌익수로 이동하고 길라스피와 황재균이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번갈아 3루를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류현진(30·LA다저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황재균은 출국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없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만큼 죽기 살기로 도전해 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