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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외국인에 문 더 여는 미국·일본, 저출산 인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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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우수 해외인력 유치 차원에서 3월부터 영주권 부여 방식을 크게 완화키로 했다고 한다. 미국도 비자제도를 바꾸는 ‘외국인 혁신사업가 면제정책’을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일의 인재유치 전쟁은 효과도 없는 저출산대책에 매달리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의 영주권 규제완화는 아베 정부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연구자·경영자 우대정책이다. 외국의 고급 인재는 1년만 거주해도 영주권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획기적이다. 연령 학벌 학위 경력 연봉 등을 상세하게 점수화해 종합 점수별로 영주권 부여 시점을 달리한 점이 흥미롭다. 심지어 대학순위 평가에서 상위권인 학교 출신자에게는 가산점을 주고, 특허발명자에겐 추가로 가산점을 준다. 온 나라가 학벌을 못 보게 하고 스펙도 무시하는 한국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미국의 새 비자 제도 또한 혁신적인 사업가, 성장과 고용 능력이 큰 인재를 대거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기업인들이 미국 밖의 우수 인력을 적극 받아들이자고 계속 주장해왔고,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IT산업의 메카로 성장한 데는 세계에서 좋은 인력을 최대한 끌어들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민자들이 경제성장에 직접 기여한다는 유엔의 분석도 있다. 이민 인구의 1% 증가가 GDP를 2%까지 끌어올린다는 IMF 연구도 있다. 저출산 문제의 해법도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10여년간 약 100조원의 예산을 쏟아넣고도 저출산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비자 및 영주권 제도의 문을 확 열어 아시아의 고급 인력부터 최대한 유치해보자. 저출산 문제도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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