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제조업체인 일본 다카타가 에어백 결함을 알고도 은폐한 사실을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에 벌금 등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내기로 했다.

미국 법무부는 “다카타 에어백 결함 문제와 관련해 제조회사와 10억달러에 합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세부 내용은 자동차 회사가 부담한 리콜(무상 교환·수리) 배상금이 8억5000만달러, 에어백 사고 피해자 배상액이 1억2500만달러, 벌금이 2500만달러 등이다.

다카타는 에어백 문제로 미국에서만 11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전 세계에서 1억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했다. 지난해 3월 말 다카타 자기자본은 약 1200억엔으로 이번 제재금은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특별 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국 검찰은 지난 7일 에어백 팽창장치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음을 알고도 숨긴 혐의로 다카타 법인과 3명의 전직 직원을 형사 기소했다. 다카타 사건에 대한 형사 기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은 2000년부터 에어백 파열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감추기 위해 보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변경했다. 혼다 등 자동차 제조업체에도 보고를 게을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공모와 온라인 사기 등 6건의 혐의가, 다카타에는 온라인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다카타는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최대 2억달러의 민사상 벌금에 합의했다.

이번에는 다카타 전 직원만 기소된 것이지만 미국 수사당국이 다카타 시게히사 회장 등 경영진에 계속 책임을 추궁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