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자주 견학오는 곳인데…민노총, 삼성 본관 기습 시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재벌구속특별위원회’(특별위) 회원 20여명이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로비에 진입해 기습 시위(사진)를 벌였다. 본관 로비는 일반인에게 개방된 공간이다. 삼성을 견학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 곳이다.

시위대는 이날 낮 12시10분께 삼성그룹 서초사옥 1층 로비로 몰려들어왔다. 특별위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시각이었다. ‘박근혜와 공범 이재용 구속’ 등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죄 혐의로 구속수사하라”고 외쳤다. 소란이 커지고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서 건물 경비원이 제지에 나서 이들은 10여분 만에 회사 밖으로 끌려나왔다.

시위대는 건물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범죄에 직접 개입했다”며 “삼성 합병을 국민연금이 지원해준 보답으로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특별위는 지난해 12월5일에도 서울 여의도동 전국경제인연합회 1층 로비에서 “전경련 해체” 등을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자회견은 집회시위 신고를 할 필요 없는 행사라 불법은 아니지만 건물 내부에 무단 진입해 소란을 일으킨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아직 삼성 측에서 수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있고 본관 건물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개방돼 있으니 근본적으로 막을 순 없다”면서도 “기습 시위는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