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당 오늘 발기인대회…행사장밖 대통령 탄핵반대 30여명 시위

새누리당 텃밭으로 인식돼온 대구에서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 기치를 내건 바른정당 지역 조직 출범이 본격화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준비모임은 10일 오후 유승민 의원 사무실에서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유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탈당 인사, 당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인사말에서 "국민과 시민을 위해 좋은 정치 해보고 싶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늘 새집을 짓게 됐다"면서 "모든 것을 다 잊고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지지도 등에 연연하지 말자. 새누리당에 있을 때 지지도 1위 오랫동안 해보았다"면서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심을 다하면 시민들의 마음도 곧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원들은 류성걸, 권은희, 김희국, 박승국 전 의원 등 4명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에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이들 가운데 류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치러진 20대 총선 당시 유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겪고 나란히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김 전 의원은 "정의가 이뤄지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런 꿈이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오늘 새로운 모임을 결성하게 된 초심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권 전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모두 바뀌었지만, 오직 바뀌지 않은 것은 정치뿐"이라면서 "구태정치를 바꾸고 시대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당준비위는 오는 18일 수성대학교에서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한 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등록 신고를 할 예정이다.

대구시당 창당에는 최소 당원 1천명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800여명이 등록해 준비에는 무리가 없다고 준비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구에서는 강대식 동구청장과 윤순영 중구청장이 9일 바른정당 입당을 선언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잇따라 새누리당을 떠나고 있다.

이날 유 의원 사무실 입구에는 태극기를 몸에 감은 인사 30여명이 몰려와 "대통령 탄핵은 배신행위"라면서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한편 유 의원은 발기인대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다"고 말하고 "최종 고민만 끝나면 시민과 국민께 결심을 밝힐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창당을 준비해온 입장에서 창당 전에 (본인의 출마 여부를) 밝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아마도 설 전후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유 의원은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거론한 수도 이전에 대해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홍역 치렀던 문제이고 지금도 세종시에 일부가 내려가 있어서 비효율이 크다"면서도 "여의도에 있는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데는 개인적으로 찬성할 수 있지만, 대규모 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입장이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