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논어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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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희 < 유도그룹 회장 cmyu@yudohot.com >
내가 지금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듣고 또 안경을 쓰고 읽고 있는 책은 《논어》라는 동양의 고전이다. 왜 고리타분하게(?) 논어인가? 내가 논어라는 공자님 말씀에 새삼스레 내 몸과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어서다.
첫 번째, 우리 가족이 2016년 말에 모두 모여 조상들께 제를 지낼 때의 일이다. 아홉 살 된 큰 손자의 차례가 됐을 때 그 조그마한 친구가 마치 숙달된 조교와 같이 앞으로 나가서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속으로 어떻게 저 조그마한 친구가 저런 행위를 아주 익숙하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묻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질문과 동시에 그에 대한 답이 문화와 역사적 가치관으로부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나의 후손들은 공자님의 가르침에 의해서 나를 따를 것이고 또 나의 기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손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나도 다시 한 번 배움으로써 내 삶의 올바른 원칙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두 번째, 2017년을 맞이하면서 어떤 마음자세로 회사를 경영할 것인가 원칙을 세우기 위해 고민할 때 수차례 본 중국 CCTV가 제작한 ‘기업의 힘’이라는 영상이 생각났다. 그 내용 중에 오늘날 경제적 대국을 이룩한 일본인들에게 상경(商經)으로 읽히는 책이 바로 《논어와 주판》이라는 책이었음을 상기하게 됐다. 일본 기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 책의 저자 시부사와 에이치는 논어를 기초로 동양의 철학과 자신의 경제 철학을 접목시켜 기업 경영을 설파했다.
칠십 평생을 되돌아 본다면, 전반부 30년은 사제가 되기 위해 가톨릭 신앙에 입각해 살았고, 후반부 40년 동안 내가 추구해 왔던 가치는 고객의 만족이 나의 행복이던 시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지난해 6월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뒤로 나의 삶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고객만족을 위해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결과 나는 나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자부하고 또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젊은 날의 꿈인 사제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속(俗)에서 성(聖)’을 실현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었다.
세 번째, 변명이지만 격변의 시대에 동양의 공자 사상은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기에 각종 종교 서적을 두루 접했지만 정작 동양의 고전은 읽지 못한 우를 범한 나를 깨닫고 있으며, 이 어지러운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 외길을 달려온 아버지 세대인 나와 변화하는 시대의 중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젊은 세대인 나의 자식들과의 공통의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았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공자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임을 느끼면서 논어를 읽고자 한다. 또 이것이 나와 나의 후손들 간의 연결고리가 되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희망하면서 말이다.
유영희 < 유도그룹 회장 cmyu@yudohot.com >
첫 번째, 우리 가족이 2016년 말에 모두 모여 조상들께 제를 지낼 때의 일이다. 아홉 살 된 큰 손자의 차례가 됐을 때 그 조그마한 친구가 마치 숙달된 조교와 같이 앞으로 나가서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속으로 어떻게 저 조그마한 친구가 저런 행위를 아주 익숙하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묻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질문과 동시에 그에 대한 답이 문화와 역사적 가치관으로부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나의 후손들은 공자님의 가르침에 의해서 나를 따를 것이고 또 나의 기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손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나도 다시 한 번 배움으로써 내 삶의 올바른 원칙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두 번째, 2017년을 맞이하면서 어떤 마음자세로 회사를 경영할 것인가 원칙을 세우기 위해 고민할 때 수차례 본 중국 CCTV가 제작한 ‘기업의 힘’이라는 영상이 생각났다. 그 내용 중에 오늘날 경제적 대국을 이룩한 일본인들에게 상경(商經)으로 읽히는 책이 바로 《논어와 주판》이라는 책이었음을 상기하게 됐다. 일본 기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 책의 저자 시부사와 에이치는 논어를 기초로 동양의 철학과 자신의 경제 철학을 접목시켜 기업 경영을 설파했다.
칠십 평생을 되돌아 본다면, 전반부 30년은 사제가 되기 위해 가톨릭 신앙에 입각해 살았고, 후반부 40년 동안 내가 추구해 왔던 가치는 고객의 만족이 나의 행복이던 시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지난해 6월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뒤로 나의 삶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고객만족을 위해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결과 나는 나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자부하고 또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젊은 날의 꿈인 사제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속(俗)에서 성(聖)’을 실현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었다.
세 번째, 변명이지만 격변의 시대에 동양의 공자 사상은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기에 각종 종교 서적을 두루 접했지만 정작 동양의 고전은 읽지 못한 우를 범한 나를 깨닫고 있으며, 이 어지러운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 외길을 달려온 아버지 세대인 나와 변화하는 시대의 중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젊은 세대인 나의 자식들과의 공통의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았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우리는 공자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임을 느끼면서 논어를 읽고자 한다. 또 이것이 나와 나의 후손들 간의 연결고리가 되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희망하면서 말이다.
유영희 < 유도그룹 회장 cmyu@yudoho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