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단 경연대회'로 시무식 한 부영
“1번 12×19, 2번 15×18, 3번 13×15….”

40초 남짓한 시간 동안 1에서 19까지의 숫자를 둘씩 곱한 20개의 19단 곱셈 문제를 막힘 없이 풀어냈다. 암산이 아니라 구구단의 일종인 19단을 통째로 외웠기에 가능했다. 최종 결선에 오른 5명 중 4명은 20문제를 모두 맞혀 20초 만에 10개 문제를 누가 더 빨리 푸는지를 겨루는 연장전까지 치렀다.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기업인 부영그룹은 9일 서울 서소문동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관) 대강당에서 시무식을 겸한 ‘19단 경연대회’를 열었다. 19단은 구구단과 같은 원리를 이용해 1에서부터 19까지의 숫자를 둘씩 곱한 곱셈 공식이다. 인도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19단을 가르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연산 능력 강화를 위해 특수학교 등에서 활용 중이다.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사진 가운데)이 “두뇌 활용을 통해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며 직접 제안해 이날 치러진 19단 경연대회에는 부영그룹 임직원들이 참여해 예선을 통과한 10명이 본선과 결선을 치렀다. 본선과 결선에서 만점을 기록한 옥재민 경영지원본부 전산실 사원 등 5명의 수상자에게는 태블릿PC와 노트북, 스마트TV 등이 지급됐다. 19단 문제를 모두 맞힌 만점자가 속출하자 이 회장은 즉석에서 “수상자를 비롯해 본선에 참여한 10명의 직원에게 각각 1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직원들의 함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단 경연대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인공지능(AI), 무인주행자동차 같은 4차 산업혁명 바람 속에 문명의 역사를 만들어온 인간은 상대적으로 도태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없으면 전화번호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두뇌를 쓰자는 차원에서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