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정치'의 비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가 ‘트위팅’(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행위)에 열을 올리는 것은 떠보기, 이슈 선점, 주의 분산 등 세 가지 목적에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자는 트위터에 거의 매일 2~10건의 글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럴드 사이브는 2일(현지시간) ‘사람 미치게 하는 트럼프의 소통 습관’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그가 트위터로 소통하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 정도”라고 분석했다.

첫째 협상 전 ‘떠보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art of deal)》에서 협상에서의 첫 스탠스는 결론과 다르다고 썼다. 일단 떠보고 반응을 살피며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군이 지난해 말 미군의 수중 드론을 나포했을 때도 “가져가게 하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 중국이 드론을 협상카드로 들이대지 않도록 일단 가치를 폄하하는 전략이라는 것.

특정 이슈를 언급함으로써 그날 하루 종일 거론될 이슈를 선점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사이브는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대한 중단촉구 결의안’ 반대 의견이나 미국의 ‘핵 개발 능력 강화 필요성’ 주장 등을 모두 아침 트위터를 통해 제기했다.

사이브는 또 트럼프가 자신에게 불리한 이슈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취임 후 예상되는 ‘이해상충’ 우려가 본격적으로 불거졌을 때 트럼프는 자신을 비판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국무장관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해 주류 끌어안기 노력을 중심 이슈로 만들었다. 사이브는 “트럼프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