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신년인사회에서 ‘세월호 7시간’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밀회했다는 등 입에도 담기 민망한 얘기가 나왔다”며 “시간이 지나니 굿을 했다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되고 성형수술 의혹까지 나와 너무 어이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일정에 대해 “가족이 없는 만큼 평소 일정이 없는 날에는 관저에서 일을 챙긴다”며 “정상적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초기에) 전원 구조됐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안심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오보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빨리 가려 했지만 경호실에서 필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중대본에서도 무슨 상황이 생겨 바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을 방문해 이치에 맞지 않는 질문을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전체를 다 보면 이해가 되는데 부분만 보면 그럴 수 있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업무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당시 고용복지수석실과 교육문화수석실에서도 보고하러 올라왔는데 처음엔 엄청난 참사라고 생각 못 하고 (나중에) 보고를 받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당일 외부인이 청와대를 출입했다는 문제 제기에 “그날 기억을 더듬어보니 머리 만져주기 위해서 (사람이) 오고, 목에 필요한 약 들고 온 것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큰일이 터지고 학생들 구하는 데 온 생각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다른 것을 생각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나오는 상황에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법원에서 7시간은 사실무근으로 판결났을 때 정리가 됐나보다 생각했지만 똑같은 이야기가 번번이 달라졌다”며 “사실이 아닌 것이 힘을 갖고 사실이 아니라는 말은 귓등으로 흘려버리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도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달라고 해서 대리인단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며 “제출하면 헌법재판소가 재판하게 될 것인데 이번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걷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