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탄핵심판 사건의 본격 심리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헌재는 3일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연다. 이어 5일과 10일에도 연달아 변론기일을 잡았다. 헌재는 지난달 재판관 3명이 진행하는 ‘준비절차’ 기일을 세 차례 열어 탄핵사유를 5개로 정리하고, 일부 증인을 채택했다. 준비 절차는 본격 변론에 앞서 쟁점과 증거·증인 등을 간추리는 예행 절차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변론 절차는 박한철 헌재소장 등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하는 탄핵심판의 ‘본 게임’이다.

헌재법상 변론에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는 박 대통령은 이미 불출석 방침을 밝힌 상태다. 실질적인 양측의 변론은 5일 열리는 2차 변론기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에 ‘문고리 3인방’ 일원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른다.

최순실 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윤전추·이영선 행정관도 같은 날 소환해 신문한다. 이어 열리는 3차 변론기일엔 구속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빠른 심리 속도를 고려할 때 탄핵심판 결론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박 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오직 헌법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 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