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정유년 글로벌 증시…'골디락스 장세'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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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주택시장 이탈한 자금 곳곳 떠도는 '금융 노마드' 출현
위험선호 자금이 선도하는 증시로의 '대이동' 일어날 수도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위험선호 자금이 선도하는 증시로의 '대이동' 일어날 수도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를 내다보는 수많은 예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변화(Great Change)’다. 그중에서 정치 분야의 변화다. 뉴 밀레니엄 시대 이후 국가최고통수권자를 뽑기 위한 대통령선거(의원내각제의 경우 총선)가 한꺼번에 많이 예정돼 있는 해가 2017년이다. 실제로 교체가 확정됐거나 교체될 가능성도 높다.
이달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다. 유럽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격변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3월 네덜란드 총선, 5월 프랑스 대선, 9월에는 독일 총선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과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으나 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다.
국제규범과 통상원칙도 변한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와 유럽 극우세력의 득세로 2차 대전 이후 지속돼온 ‘자유무역주의’와 ‘글로벌화 원칙’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간 관계에서 자국 이익이 중시되면서 통상마찰과 환율전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 간 주도권 경쟁까지 겹치면 의외로 복잡한 양상을 띨 수 있다.
각국 정책도 크게 변한다. 8년 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분하에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뜨렸던 ‘중앙은행의 만능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경제정책의 주안점은 ‘큰 정부론’이 국민으로부터 힘을 얻으면서 재정정책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재건’을 위해 도로, 철도, 항만 등 낙후된 사회간접자본(SOC)을 복구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케인스 이론이 태동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루스벨트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비슷해 ‘트럼프-케인지언 정책’이라고도 부른다. ‘제2의 레이거노믹스’라 부르는 감세 정책도 병행된다.
유럽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면서(월 800억유로→600억유로) 경기대책을 재정정책과 분담시킬 계획이다. 일본은 ‘금융완화’(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 주도) 중심의 1단계 아베노믹스를 마무리하고 2단계 ‘재정정책’(혼다 에쓰로 영국 대사 주도)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지난해 12월 개최)에서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해 목표 성장률(6.5~7%)을 달성해나간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도 대내외 통화정책 여건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보고 여유가 많은 재정정책을 활용해 1%대까지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산업정책도 우선순위가 변한다. 세계경제포럼(WEF)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칭은 다르지만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육성하는 ‘인더스트리 4.0’ 계획을 확정해 올해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
국제원유시장도 8년 만에 다시 카르텔 체제로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사실상 와해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계를 보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26달러대로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열린 정기총회에서 OPEC이 다시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이행 여부에 따라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글로벌 자금흐름도 올해 재테크 시장을 전망할 때 주목해야 할 변수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국채가격 하락)함에 따라 국채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각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라가면서 ‘하우소포리아(housophoria=house+euphoria)’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던 세계 주택시장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국채와 주택시장에서 이탈된 자금이 이동되는 새로운 투자처는 크게 두 곳이다. 하나는 지금까지 나타난 변화가 ‘추세적인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나타나는 ‘금융 노마드’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위험선호 자금이 선도하는 증시로의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대이동)’ 현상이다.
‘트럼프 쇼크’로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 미국 증시가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월가에서 가장 신뢰하는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가 앞으로 미국 증시는 너무 뜨겁(급등)지도 차갑(급락)지도 않은 1990년대 후반의 ‘골디락스 국면’이 재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이달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다. 유럽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격변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3월 네덜란드 총선, 5월 프랑스 대선, 9월에는 독일 총선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한국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과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으나 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다.
국제규범과 통상원칙도 변한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와 유럽 극우세력의 득세로 2차 대전 이후 지속돼온 ‘자유무역주의’와 ‘글로벌화 원칙’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간 관계에서 자국 이익이 중시되면서 통상마찰과 환율전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 간 주도권 경쟁까지 겹치면 의외로 복잡한 양상을 띨 수 있다.
각국 정책도 크게 변한다. 8년 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분하에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뜨렸던 ‘중앙은행의 만능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경제정책의 주안점은 ‘큰 정부론’이 국민으로부터 힘을 얻으면서 재정정책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재건’을 위해 도로, 철도, 항만 등 낙후된 사회간접자본(SOC)을 복구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케인스 이론이 태동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루스벨트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비슷해 ‘트럼프-케인지언 정책’이라고도 부른다. ‘제2의 레이거노믹스’라 부르는 감세 정책도 병행된다.
유럽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면서(월 800억유로→600억유로) 경기대책을 재정정책과 분담시킬 계획이다. 일본은 ‘금융완화’(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 주도) 중심의 1단계 아베노믹스를 마무리하고 2단계 ‘재정정책’(혼다 에쓰로 영국 대사 주도)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지난해 12월 개최)에서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해 목표 성장률(6.5~7%)을 달성해나간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도 대내외 통화정책 여건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보고 여유가 많은 재정정책을 활용해 1%대까지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산업정책도 우선순위가 변한다. 세계경제포럼(WEF)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칭은 다르지만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육성하는 ‘인더스트리 4.0’ 계획을 확정해 올해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
국제원유시장도 8년 만에 다시 카르텔 체제로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사실상 와해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계를 보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26달러대로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열린 정기총회에서 OPEC이 다시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이행 여부에 따라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글로벌 자금흐름도 올해 재테크 시장을 전망할 때 주목해야 할 변수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국채가격 하락)함에 따라 국채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각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라가면서 ‘하우소포리아(housophoria=house+euphoria)’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던 세계 주택시장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국채와 주택시장에서 이탈된 자금이 이동되는 새로운 투자처는 크게 두 곳이다. 하나는 지금까지 나타난 변화가 ‘추세적인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나타나는 ‘금융 노마드’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위험선호 자금이 선도하는 증시로의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대이동)’ 현상이다.
‘트럼프 쇼크’로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 미국 증시가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월가에서 가장 신뢰하는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가 앞으로 미국 증시는 너무 뜨겁(급등)지도 차갑(급락)지도 않은 1990년대 후반의 ‘골디락스 국면’이 재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