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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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오른 기업의 시장 가치가 정상화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털의 존 코너톤 대표(사진)는 “금리가 오르면서 사모펀드에 긍정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코너톤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모펀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갖고 있어 인수 자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며 “이런 기업의 가격이 저금리 영향으로 지난 3년간 평균 25% 올랐다”고 소개했다. 그는 “금리가 상승해 차입 비용이 올라가면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져 투자 기회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너톤 대표는 “거품이 잔뜩 끼었던 2007년과 달리 지금 금융시장에는 부채(레버리지)가 많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경기 침체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사이클로 보면 가격이 너무 높다”며 “베인캐피털은 지난 3년간 120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이 30억달러 미만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밸류에이션 사이클을 활용해 투자 회수(엑시트)를 극대화하면서 신규 투자는 조심스럽게 선별적으로 해왔다는 뜻이다.

코너톤 대표는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성 높은 기업을 발굴해 키우면 큰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그는 베인캐피털이 2013년 경영권을 인수한 캐나다구스 사례를 들었다. 코너톤 대표는 “인수 당시 캐나다구스는 단일 상품(고가의 점퍼)을 단일 시장(북미)에 판매하는 기업이었는데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뒤 기존 경영진과 협력해 상품 종류와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투자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성공한 기업을 인수한 뒤 글로벌 성장을 도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경영권을 인수한 한국 화장품 제조업체 카버코리아도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인캐피털은 지난해 3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3호 펀드를 조성한 뒤 한국 투자를 개시했다. 골드만삭스와 함께 경영권을 인수한 카버코리아가 첫 투자 사례다.

코너톤 대표는 “한국 대기업이 매각하는 자산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베인캐피털 투자의 60%는 창업주나 기존 대주주가 일부 지분을 계속 보유하며 함께 경영하는 파트너십 형태로 이뤄져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스미토모가 보유한 TV홈쇼핑 업체 주피터숍채널 지분 50%를 2012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베인캐피털은 △전자상거래로 유통채널 확대 △가격정책 최적화 등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를 도운 뒤 지난해 스미토모 계열 케이블TV 회사인 J:COM에 지분을 재매각했다.

코너톤 대표는 “투자은행(IB) 뱅커 출신이 80%인 통상의 사모펀드와 달리 베인캐피털 인력의 80%는 컨설팅이나 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산업별, 기능별로 포진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투입되기 때문에 차별화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인캐피털은 1984년 설립된 이후 평균 2.75배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며 “업계 평균이 두 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라고 했다.

베인캐피털은 세계적 전략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 파트너들이 1984년 세운 사모펀드 운용사다. 750억달러(약 9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2012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 회사 창립 멤버다. 윌리엄 베인 베인&컴퍼니 창업자가 롬니에게 “베인&컴퍼니의 컨설팅 기술을 투자에 적용해보라”고 권유해 2명의 파트너와 함께 설립했다.

코너톤 대표도 베인&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이다. 1989년부터 베인캐피털에서 일하며 던킨브랜즈, 도미노피자 등의 투자를 주도했다. 지난해 4월 대표(매니징 파트너)로 승진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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