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자아비판' 성격의 발언을 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정은이 강조하는 새로운 면모의 리더십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2017년 신년사에서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북한 최고지도자가 '능력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거나 '자책한다'는 등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발언을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최고지도자가 '무(無)오류의 존재'로 신격화되는 북한의 통치이념에 어긋나는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김정은의 발언은 오히려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를 통해 확립한 통치기반 및 국가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새로운 리더십 전략'으로 풀이됐다. 3대 세습 체제의 확고한 구축에 따라, 역설적으로 자아비판도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원적 리더십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간부에게는 엄하고 백성에게는 관대한 리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간부와 주민을 분리해 대함으로써 주민의 정치적 동의를 얻으려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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