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낸 박근혜 대통령이 연말연시를 탄핵심판 등에 대비하며 지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주로 관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주동안 외부 노출도 삼가했다.

예년 새해 첫날에 박 대통령은 신년사와 국군 장병 격려 메시지 등을 발표하고, 국립현충원 참배,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과의 '떡국 조찬'을 가졌다. 올해는 직무정지 상황을 고려해 이같은 행사를 모두 넘어갈 예정이다.

최근 기운을 되찾은 박 대통령은 담담하고 차분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가결 직후까지만 해도 핼쑥하고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상태가 많이 회복됐다고 한다. 전날 탄핵심판 대리인단과의 상견례에서도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법률 대응 문제를 상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면서 탄핵심판이나 특별검사 수사 등 자신을 둘러싼 법적 절차뿐만 아니라 비록 직무정지 상태임에도 경제와 민생,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현안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당장 내주부터 본격화하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더불어 점점 청와대를 조여오는 특검 수사 대비에 매진한다. 헌재는 내년 1월3일부터 매주 1∼2차례 변론기일을 열어 속전속결로 심리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거물급 전관 변호사를 추가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주말에도 대리인단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변론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헌재 변론 준비절차가 워밍업이었다면 변론기일은 본게임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죽기 살기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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