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증시 전망] 코스닥시장 키워드는 '한류 복원'과 'IT'
지난해 코스닥지수가 7% 이상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월 670선에서 출발해 7월에는 700선을 돌파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중국의 한류 금지령, 예상 밖의 미국 대선 결과 등의 영향에 4분기 들어서는 57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반등하며 630선을 회복했지만 등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손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한류의 복원과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 반도체 호황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엔터·미디어 업종과 IT업종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갤럭시S8 출시와 반도체 시장 호황…'IT'

많은 증권사들이 올해 시장을 선도할 업종으로 IT를 지목했다.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이 단종 사태를 겪으며 상승세가 꺾였지만 올해 갤럭시S8을 시작으로 갤럭시노트 신모델, 아이폰 신모델 등이 연이어 출시,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S8 출시를 계기로 전방산업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방산업의 업황 호조 시에는 시차를 두고 후방 산업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도 관련업체들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면서 이들 업체에 장비나 부품을 납품하고 있거나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코스닥 관련주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플렉서블 OLED와 올해 CES 2017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자율주행기술과 관련된 자동차 전장업체들도 실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영우디에스피 등 중국 OLED 패널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업체와 전장부문의 규모를 키우고 있는 아모텍 MDS테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휴대폰 부품주는 플래그십모델 출시 1~2개월 전부터 비중 확대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장비업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한류의 복원과 '엔터·미디어'

코스닥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중국 정부가 연달아 '한한령'을 내리면서 650선을 웃돌던 지수는 57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에도 한류 제재 기조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류 제재가 국내 엔터업보다 자국 내 콘텐츠 유통업계에 더 큰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엔터 기업들의 중국 제재에 따른 실적 영향은 미미했다"며 "제재가 지속된다면 국내 기업보다는 중국 내 한류 관련 업체들의 이익 모멘텀이 크게 꺾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번 한한령 이슈는 자발적인 보이콧이 아닌 정치적 이슈에 따른 제재로 정치적 해결에 따라 해소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한류 제재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조치 우려로 가격 조정을 많이 받은 것을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한령의 공포에 크게 억눌린 엔터·미디어 업종 종목들의 센티멘털(심리적 요인)이 완화된다면 바닥을 친 주가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중국 내 법인을 설립했거나 현지 파트너와 공조하는 등 현지화에 적극적인 에스엠과 와이지엔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CJ CGV와 제이콘텐트리(메가박스)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미디어 업종의 지난해 낙폭은 과도했다"며 "올해 중국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