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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아무도 국가의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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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세계의 변방으로 밀려난다는 이 불길한 느낌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적잖은 시간이 흘렀지만 혼란은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이다. 촛불과 맞불의 대립이 격렬해지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사태 해결의 키를 쥔 특검마저 예상을 뛰어넘는 과격한 수사권 행사로 우려를 더하는 중이다. 법조계에서조차 탄핵 심판을 정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이상한 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다 나라 전체가 정치에 익사하는 것 아니냐는 은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무정부적 상황이 반가운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내가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손들고 나선 대권주자들이 주인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대선후보는 대충 꼽아봐도 이미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지방행정보다 대선 레이스가 본업인 듯한 지방자치단체장만 얼추 대여섯 명이다. 예전엔 서울시장 정도는 돼야 대선판에 명함을 내밀었지만, 이번엔 기초단체장들까지 가세한 모습이다. 넘치는 대권주자들이 ‘리더십의 진공’을 메워주면 좋으련만 사정은 정반대다. 혁명이니, 사회적 경제니 하는 시대착오적 담론과 공상적 뜬구름 잡는 얘기만 떠들어댈 뿐이다. 성장궤도를 한참 이탈한 대한민국호를 다시 번영의 길로 이끌겠다는 진지한 구상을 밝히는 후보는 아무도 없다.

    대권을 꿈꾼다면 자신의 비전을 자신의 언어로 제시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이런 당연한 기대마저 현란한 정치공학을 앞세운 대권후보들은 배신하고 있다. 분당이 예정된 새누리당의 비박과 친박은 서로 ‘우리가 진짜 보수’라며 볼썽사나운 싸움판부터 벌였다. 좌파적 경제관을 주장하면서 ‘보수 적통’을 자처하는 정체성 혼란도 목격된다. 거기에다 지역에 기반한 기득권적 정치 행태를 유지하려다 보니 내홍이 그칠 날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자들은 하나같이 공정과 평등을 말한다. 하지만 어떤 공정과 어떤 평등인지는 불명이다. 최근에는 모든 국민에게 기본 월급을 주겠다는 식의 기본소득론만 무성하다.

    최순실 게이트에 빠져 허우적대는 동안에도 난제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북핵, 사드, 개헌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도 실천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는 대권주자는 아무도 없다. 미·중·일·러가 주도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는 갈수록 치열해지지만 아무도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 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브렉시트’를 앞둔 유럽이 모색중인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해서도 말하는 이가 없다.

    오직 국내 대선의 유불리만을 따지고 당략에 따라 조변석개할 뿐이다. 번영이 아니라 적대감과 분노가 오직 하나의 정치 주제어로 떠오른 상황이다. 그 분노를 확대재생산 중인 진앙이 대권주자들이라는 점이 불길함을 더한다. 대한민국호는 이대로 무너지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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