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재 헌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 재 헌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시기에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1주일 새 독감 환자가 80% 가까이 급증했다. 일부 초·중·고교가 겨울방학을 앞당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함께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인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흔히 심한 감기로 오인받지만 원인 바이러스가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감기의 주된 증상이 콧물,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인 데 반해 독감은 갑작스러운 오한, 고열, 근육통이 같이 나타나며 심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한다.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한 겨울에 유행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 활동성이 강해지고, 겨울철에는 실내 활동이 많아져 넓은 야외에 있을 때보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추위 탓에 면역력이 다소 약해진다는 점도 겨울철 독감 유행의 한 요인이 된다.

독감 환자의 기침, 가래, 콧물 등 분비물과 접촉할 때 전염되지만 바이러스와의 접촉 가능성이 있더라도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유의하면 감염을 피할 수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지니고 있으면 발병하지 않거나 경미한 증상만 나타낸다.

만성질환자,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만 5세 이하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매년 받아야 하고 자주 손 씻기, 양치질하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입을 가리고 하며,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10~12월에 권장되지만, 아직 맞지 않은 사람은 지금 맞더라도 도움이 된다. 유행이 내년 4월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접종하고 2주 후부터 예방효과가 생긴다. 발열이 있는 사람은 열이 내리기 전까지는 접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열 없이 가벼운 감기 증상이 있다면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도 무방하다.

독감에 걸리면 가볍게 앓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심하면 폐렴, 부비동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감기 증상과 함께 고열이 지속되거나 감기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1주일 이상 진행되거나 심해지면 곧바로 병의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 재 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