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도망 다닌 적 없다" 발뺌(YtN 뉴스)
우병우 "도망 다닌 적 없다" 발뺌(YtN 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출석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우병우 전 수석은 그동안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고 사실상 도피 생활을 해왔던 탓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우병우를 찾아라' 현상금이 2천만원에 육박했다.

22일 청문회에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핵심 증인 대부분이 불참했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최 씨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방조했는지, 세월호 참사 당시 검찰 수사에 외압을 가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기 전 위증 교사 의혹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계속하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과 조여옥 전 청와대 경호실 간호장교(대위) 등은 청문회 개시 1시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질문도 받지 못한 채 대기만 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된 이후 우 전 수석은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른다” “그런 적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으로부터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 최순실 씨와의 인연을 전면 부인했다. 최 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의 장모 김장자 씨가 최 씨와 골프를 친 뒤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서관을 제안했다”며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언제부터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최 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도 철저히 부정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일명 ‘정윤회 문건’ 사태 당시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경찰관에 대해 회유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회유를 지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최경락 경위가 자살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최 경위의 죽음은 불행한 일이지만, (그게) 민정비서관실 때문이라는 말씀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이걸 문건 유출 사건으로 바꿔 잘 해결했다고 민정수석으로 초고속 승진하고, 그 결과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 아니냐”는 도 의원의 추궁에도 “의원님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왜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도망 다녔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도망 다닌 적 없다”고 말했다. 검찰 출두 시 기자에게 눈빛으로 ‘레이저’를 쏘듯 노려본 것에 대해 “노려본 게 아니라 기자가 갑자기 가슴 쪽으로 다가와 놀라서 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팔짱을 끼고 웃는 표정이 사진에 잡힌 것에 대해서는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던 중 휴식 시간에 잠시 일어서 있었던 것”이라며 “당시 오한이 나 점퍼를 입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을 존경하나'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민정비서관으로 들어와 민정수석이 된 이후 직접 통화도 하면서 항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그런 분으로 알고 있다"며 "비서로 볼 땐 훌륭했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제가 비서실장으로 모신 사람"이라고 말하며 '존경하나'라는 질문에 "존경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최순실씨를) 몰랐다는 점에 대해서는 업무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상황을 미리 알고 조치를 하고 예방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못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최순실을 아냐고 묻자 개인적으로는 모른다면서 "변명이 아니라 사람을 개인적으로 만나고 아는 것하고 언론이나 이런 데서 이름을 본 것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라고 답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답변을 다시 듣는듯한 데자뷰를 느끼게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