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기업 신용전망 내년에도 '먹구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기평 '2017 산업별 신용도 전망' 보고서 보니
불황에 수출·내수 동반부진
32개 업종 중 6개 '비관적'
조선·해운·대부·발전·호텔
2년연속 신용전망 '흐림'
화학·자동차 등 25개는 '중립'
시멘트·레미콘만 전망 '맑음'
불황에 수출·내수 동반부진
32개 업종 중 6개 '비관적'
조선·해운·대부·발전·호텔
2년연속 신용전망 '흐림'
화학·자동차 등 25개는 '중립'
시멘트·레미콘만 전망 '맑음'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 탓에 수출이 줄어드는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상당수 기업이 실적과 신용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용도 전망, 올해처럼 어둡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2일 낸 ‘2017년 산업별 신용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신용도 전망이 어두운 업종이 전체 32개 평가 대상 업종 중 6개(18.8%)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 해운 외에 대부 발전 방송 호텔 등이 포함됐다. 이 중 방송을 제외한 5개 업종은 작년 말에도 ‘2016년 신용도 전망이 좋지 않은 업종’으로 꼽혔다. 신용도 전망이 밝은 업종은 시멘트·레미콘업이 유일했다. 나머지 25개(78.1%) 업종에 대해서는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산업별로 내년 사업 환경과 실적 방향성,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라며 “기업의 전반적인 신용도 전망은 올해처럼 어둡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전체 368개 평가 대상 기업 중 31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등급을 올린 기업은 14곳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업은 선박 공급 과잉과 저유가로 신규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강민 책임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대 조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감은 1년치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생산 선행 단계인 설계나 구매 부문은 내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발전업은 올해 7개 민자 발전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졌고 4개사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오수아 책임연구원은 “민자 발전사들은 전력 공급 안정화로 실적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며 “지금 같은 실적으론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했다. 호텔업과 방송업은 각각 면세점 경쟁 심화와 인터넷TV(IPTV)의 시장 잠식 등이 실적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전망 밝은 업종, 시멘트·레미콘 유일
신용도 전망이 ‘중립적’인 업종은 화학 자동차 반도체 음식료 은행 제약 정유 철강 건설 유통 항공 등 25개였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이들 업종은 신용도 전망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돌발 악재에 따라 언제든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주택 경기 호황을 누렸던 건설업은 대규모 주택 공급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내년에 실적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선영귀 평가전문위원은 “저유가에 따른 수주 감소와 주요 사업장의 준공 지연, 과중한 미청구 공사 대금(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돈) 등 해외 부문의 위험 요인도 주택 부문의 호실적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철강업은 중국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과잉 공급 문제는 다소 해소되겠지만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비용항공사와 외국 항공사의 공세로 실적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은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 실장은 “은행 보험 증권업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카드 할부리스업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유통 외식업은 소비 심리 둔화로 성장 정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멘트·레미콘업은 지난 2년간 대규모로 분양된 주택 공사가 진행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2일 낸 ‘2017년 산업별 신용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신용도 전망이 어두운 업종이 전체 32개 평가 대상 업종 중 6개(18.8%)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 해운 외에 대부 발전 방송 호텔 등이 포함됐다. 이 중 방송을 제외한 5개 업종은 작년 말에도 ‘2016년 신용도 전망이 좋지 않은 업종’으로 꼽혔다. 신용도 전망이 밝은 업종은 시멘트·레미콘업이 유일했다. 나머지 25개(78.1%) 업종에 대해서는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산업별로 내년 사업 환경과 실적 방향성,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라며 “기업의 전반적인 신용도 전망은 올해처럼 어둡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전체 368개 평가 대상 기업 중 31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등급을 올린 기업은 14곳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업은 선박 공급 과잉과 저유가로 신규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강민 책임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대 조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감은 1년치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생산 선행 단계인 설계나 구매 부문은 내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발전업은 올해 7개 민자 발전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졌고 4개사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오수아 책임연구원은 “민자 발전사들은 전력 공급 안정화로 실적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며 “지금 같은 실적으론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했다. 호텔업과 방송업은 각각 면세점 경쟁 심화와 인터넷TV(IPTV)의 시장 잠식 등이 실적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전망 밝은 업종, 시멘트·레미콘 유일
신용도 전망이 ‘중립적’인 업종은 화학 자동차 반도체 음식료 은행 제약 정유 철강 건설 유통 항공 등 25개였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이들 업종은 신용도 전망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돌발 악재에 따라 언제든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주택 경기 호황을 누렸던 건설업은 대규모 주택 공급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내년에 실적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선영귀 평가전문위원은 “저유가에 따른 수주 감소와 주요 사업장의 준공 지연, 과중한 미청구 공사 대금(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돈) 등 해외 부문의 위험 요인도 주택 부문의 호실적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철강업은 중국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과잉 공급 문제는 다소 해소되겠지만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비용항공사와 외국 항공사의 공세로 실적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은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 실장은 “은행 보험 증권업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카드 할부리스업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유통 외식업은 소비 심리 둔화로 성장 정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멘트·레미콘업은 지난 2년간 대규모로 분양된 주택 공사가 진행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