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주·대구·대전 등지서 동시 개최…재앙 쫓는 해태상 등장
문재인·이재명·박원순·천정배 등 대선후보군 앞다퉈 참석…유세장 방불

17일 지방 곳곳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헌재의 신속한 심리를 촉구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부산 서면 중앙로에서는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주최로 제7차 부산시국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황 권한대행 사퇴, 국정농단 청산 등을 촉구하면서 3.5㎞ 구간의 거리 행진을 벌였다.

주최 측은 2만여명, 경찰은 5천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8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주최 측 3만명, 경찰은 3천여명 추산)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만민공동회와 헌법재판관에 연하장 보내기, 국정교과서 폐기 서명운동 등이 사전행사로 열렸다.

악귀(재앙)를 쫓는다는 상상의 동물 해태상도 등장했다.

광주 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대선 후보군들이 대거 참석해 유세장을 보는 듯했다.

박 시장은 "촛불 민심이 압도적인 탄핵 가결의 힘이 됐다"며 "지난 5월 광주에서 약속한 것처럼 역사 뒤에 숨지 않겠다"고 말해 대권 도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천 전 대표는 "36년전 5·18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광주 밖으로 넘어가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전국이 '광주화'됐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무대 위에 오르지 않았지만 집회 현장에서 시민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전남 22개 시군 중 16곳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 대전 운동본부도 서구 타임월드 앞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주최 측 추산 1만여명(경찰 추산 1천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시장은 앞서 열린 구미 촛불문화제 거리강연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머리는 박 대통령이지만 몸통은 새누리당, 꼬리는 재벌"이라고 주장했다.

공주, 서산, 천안, 서천, 홍성 등 충남 5개 시·군과 세종시에서도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전북시국회의도 전주 관통로 사거리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 퇴진과 헌재의 신속한 심리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의 동성로에서 열린 제7차 비상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주최측 추산 5천명, 경찰 추산 1천200명)은 헌재의 탄핵 결정 등을 촉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 울산시민행동도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주최 측 추산 7천명(경찰 추산 1천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6차 울산시민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울산 집회에서 "새로운 세상은 정치인에게만 맡겨서는 가능하지 않다"며 "시민혁명이 완성될 때까지 촛불을 내려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춘천에서는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즉각 퇴진 춘천 시국대회'가 열렸고, 원주와 홍천에서도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진주 진주성 앞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8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김해, 양산, 사천 등 경남 9개 지역에서도 시국대회가 진행됐다.

제주도내 10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도 제주시청 앞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9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충북에서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앞과 성안길 일대에서 1천여명(경찰 추산 700여명)이 참가한 범도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없었다.

부산에서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중심으로 500여명이 버스 20대에 나눠 타고 상경, 서울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퇴진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박철홍 장덕종 백도인 이재현 김근주 조정호 손대성 노승혁 김준호 이정훈 신민재 고성식 공병설)


(전국종합=연합뉴스)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