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가 유럽 은행들로부터 선순위 담보대출을 싸게 사들이는 펀드에 5000만유로(약 620억원)를 출자하기로 했다.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를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펀드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도 지난달 유럽과 미국의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세 곳에 각각 1억달러(약 1170억원)를 출자키로 하는 등 국내 큰손들의 해외 사모대출펀드(PDF)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PDF 투자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투자위원회를 열어 유럽계 자산운용사 크로스오션이 15억~20억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유럽특수상황(ESS) 2호 펀드에 5000만유로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선순위 담보대출을 유통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사들인 뒤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만기 이전에 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다. 목표로 하는 연간 내부수익률(IRR)은 15~20%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럽 PDF 시장에서 주를 이루는 ‘직접 대출’ 펀드의 경우 투자자가 직접 원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만 얻을 수 있지만, 특수상황 펀드는 은행들이 이미 기업들에 내준 대출 자산을 유통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사들인 뒤 액면가로 상환받기 때문에 이자 수익은 물론 자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도율이 극히 낮은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하면서도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럽 은행들이 선순위 대출을 싼값에 내다 파는 이유는 강화된 자본건전성 규제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 은행 감독 기준에 따라 유럽 대형 은행들은 올해부터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본금 비율을 8%에서 최대 13.6%로 높여야 한다.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은행들은 자산을 파는 방식으로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스티브 젠더 크로스오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5월 한국경제신문이 개최한 ‘ASK 2016 글로벌 사모·헤지펀드 서밋’에 발표자로 참석해 “유럽 은행들이 앞으로 팔아야 하는 자산 규모가 2조3000억유로(약 2800조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1조유로는 부실대출(NPL)이 아닌 정상 여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미국 구겐하임파트너스, 영국 파크스퀘어, 스위스 파트너스그룹 등 세 곳이 운용하는 PDF에 1억달러씩 총 3억달러를 출자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유럽과 미국의 대출 시장에서 은행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지난 9월에는 경찰공제회가 미국 베네피트스트리트와 영국 파크스퀘어의 PDF에 2000만달러씩 투자했고, 지난 6월에는 행정공제회가 미국 베네피트스트리트와 밥슨, 유럽 파미라의 PDF에 총 1억달러를 맡겼다.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임태섭 경영학 박사·성균관대 SKK GSB 교수 깨져버린 믿음, 미국 예외주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으로 자본비용이 치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관세 부과와 재정지출 절감 계획까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미국 경제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급락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 예측치는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하며 투자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한다. 기업 경영과 투자 운용은 기본적으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한 베팅이다. 기업 경영진은 고용 확대부터 연구개발비 지출, 인수합병, 신상품 생산 등의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린다.투자자들은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을수록 자본비용, 즉 위험 보상 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기업이나 투자 환경이 대체적으로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미국은 기업규제와 자본의 규제가 비교적 낮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편이다.하지만 이런 미국 예외주의의 근간이 올해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자의적 관세부
미국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상품은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작고 채권형 펀드보다 기대 수익률은 높다. 연 7~8%대 수익을 올리길 희망하는 자산가들이 자금을 넣고 있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 ‘KODEX iShares 미국하이일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ACE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를 각각 29억4715만원어치, 21억6024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BB+ 이하)에 주로 투자한다. 미국의 다양한 선순위 담보 하이일드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 많다. 일반 채권형 펀드보다 위험도는 높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이 도산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운용사들은 부도 위험이 낮은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전날 기준 KODEX iShares 미국하이일드 액티브 ETF의 만기 수익률은 연 7.60% 수준이다.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연 2.82%)를 5%포인트가량 웃돈다.하이일드 스프레드(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와 하이일드 채권 금리 차이)가 축소된 점도 하이일드 채권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기준 하이일드 옵션 조정 스프레드(OAS)는 2.60%로 집계됐다. 최근 3%대로 상승하긴 했지만 지난해 4%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박태근 신한투자증권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살짝 벌어진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하이일드 채권은 주식과 70~80%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미국 장기 국채와 단기 하이일드 채권을 함께 편입하면 자산
상장주식 회전율이 이달 들어 1%를 밑돌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회복했지만 주도주 부족 등으로 거래 활성화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의 하루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97%를 나타냈다. 올해 1월(1.14%)과 지난달(1.16%)에 비해 저조했다. 전년 동기(1.37%)에 비해서도 0.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특정 기간 거래된 주식 수를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그만큼 주식의 ‘손바뀜’이 줄었다는 것으로,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감소를 반영한다. 이날 회전율도 0.9%로 이달 평균에 못 미쳤다.회전율은 장세가 악화한 작년 10월 연중 최저치(1.06%)를 찍고 조금씩 반등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19일까지 코스피지수가 11.34% 상승세를 나타내며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검은 금요일’로 불린 지난달 28일 지수가 3.39% 급락하며 거래가 얼어붙었다. 직후 거래일인 지난 4일(0.92%)을 포함해 회전율이 1%를 밑돈 거래일이 이달에만 6일이었다. 한 투자일임사 대표는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은 뚜렷하지만 내수 부진과 인공지능(AI) 등 기술 주도주 부족이 여전히 반등의 믿음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다만 새내기주와 일부 테마주는 여전히 많은 ‘단타’ 거래를 모으고 있다. 이날 상장한 2차전지 드라이룸 전문기업 씨케이솔루션의 회전율은 160.5%에 달했다. 유리기판 테마주인 한빛레이저는 103.72%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LG CNS 상장 이후 새내기주 성적이 좋은 이유는 기업 자체의 매력보단 단기 투자 자금이 몰린 영향”이라며 “미국 주식과 암호화폐 가격이 꺾여 갈 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