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이승호 "군대서 겉멋 빼고 '실속 골프' 몸에 익혔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도전 2017! (2) '돌아온 천재골퍼' 이승호

    군대 마치고 내년 코리안투어 복귀

    말년 휴가 나와 시드전 '깜짝 합격'
    롤러스케이트·쇼트트랙 영재 출신
    투어 6승 수확…아시안투어 도전
    이승호는 경기지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골퍼다. 입대해보니 골프에서 한타 한타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틈나는 대로 공부를 더 해 박사 골퍼에도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내비쳤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이승호는 경기지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골퍼다. 입대해보니 골프에서 한타 한타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틈나는 대로 공부를 더 해 박사 골퍼에도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내비쳤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한 발짝 떨어져서 들여다보니 진짜 골프가 보였습니다. 이젠 집착하지 않는 골프를 하려고요.”

    21개월간의 군복무로 단단해진 멘탈 덕분일까. 지난 8일 전역한 예비역 병장 이승호(30)의 말은 야무졌다. 제대한 당일부터 태국 전지훈련 준비에 들어갔다는 그는 “군에서 골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고 운을 뗐다.

    이전에는 이론과 형식에 맞춰 완벽한 폼과 정확도를 좇았다. ‘겉보기에 좋은’ 골프였다. 화려한 스윙과 쭉쭉 뻗어가는 장타로 최경주(46)와 양용은(44)을 이을 차세대 영건이란 평을 들었다. 성적도 괜찮았다. 2부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06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6년간 6승을 수확했다. 매년 평균 1승은 올린 셈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성적이 나지 않았다. 2011년 5월 이후 4년간 우승컵 구경을 못 했다. ‘한물갔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는 “우승 문턱에서 자꾸만 미끄러지니까 나는 안 된다는 자괴감이 들었다”며 “골프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완벽한 스윙에 대한 집착이 그를 망가뜨렸다.
    이승호 "군대서 겉멋 빼고 '실속 골프' 몸에 익혔죠"
    “타이거 우즈의 파워와 비거리, 정확성, 현란한 스윙 폼까지 다 가질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독이 됐던 거죠.”

    클럽 헤드에 작은 흠집 하나만 생겨도 스윙을 못 할 정도로 성격이 예민했다.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톱, 다운스윙 전환, 임팩트 등 부분동작까지 완벽하게 연결하려 애썼다. “강박증을 이제 완전히 내려놨다”며 그는 웃었다. 군에서 하루 2시간씩 꼬박꼬박 유연성 훈련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요즘 그의 화두는 효율 골프다. 부상을 부르는 혹독한 훈련 대신 최적의 연습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골프 개념이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그는 “(효율 골프는) 스윙 과정과 형식보다 임팩트에 집중하고 비거리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동작이 사라지고 스윙이 훨씬 간결해졌다. 다시 좋아질 것이란 자신감과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휴가를 나올 때마다 효율 골프를 시험해봤다. 생애 첫 앨버트로스와 2017년 코리안투어 시드전 통과도 휴가 때 일궈낸 일이다. 공식 대회에 출전한 지 2년이 넘었고, 21개월간의 군생활 동안 클럽을 잡아본 게 10여차례에 불과했으니 스스로도 “신기한 일”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다. 그는 “결국 중요한 건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인 것 같다”고 했다.

    이승호는 어린 시절 스케이트 영재로 불렸다. 봄에는 롤러스케이트, 겨울에는 쇼트트랙으로 서울시 유소년 대회를 휩쓸었다. 초등학교 때는 스케이트, 중학교 때는 골프로 소년체전에 나갔다. 스포츠광이던 어머니가 배우려고 산 골프 클럽을 곧바로 그에게 물려준 게 시작이었다.

    “스포츠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골프는 너무 안 되는 거예요. 오기가 생겨서 죽기 살기로 덤벼들었죠.”

    하루 14시간씩 2주일을 꼬박 휘둘렀더니 손바닥에 핏물이 고였다. 클럽을 잡지 못하게 되자 붕대를 감은 손으로 다시 2주일간 하루 14시간씩 퍼팅 연습에 매달렸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던 부모님까지 “제발 그만 좀 하라”고 다그친 뒤에야 연습을 중단했다. 지금은 그 독기를 자신감으로 바꿨다.

    “몸이 망가지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골프라고 봅니다. 스스로 즐기지 못해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전지훈련에서 실전감각을 가다듬은 뒤 내년 1월 아시안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다. 2018년에는 유럽 투어에도 부딪혀볼 생각이다.

    “결국 미국 투어(PGA)가 종착지죠. 중학교 때부터 꿈꾸던 일인데요. 늦어도 2020년 안에는 그 꿈을 꼭 이룰 겁니다.”

    이승호 프로는

    ▷출생 : 1986년 서울 ▷체격: 180㎝
    ▷학력 : 광운초-북서울중-서라벌고-명지대(경기지도학 석사)
    ▷데뷔 : 2006년 KPGA 코리안투어
    ▷주요 경력
    -2007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신인왕
    -2010년 메리츠솔모로오픈 우승 등 6승
    -2011년 볼빅 군산CC오픈 우승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세계최강' 안세영, 시즌 최다우승·최고상금 기록 싹쓸이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이 69분간의 혈투 끝에 올해 '왕중왕'과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거머쥐었다.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랭킹 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었다. 이로써 시즌 11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한 시즌에 11차례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9년 일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에 이어 안세영이 두 번째다.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이날 우승 상금 24만달러를 더한 안세영은 시즌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대회는 세계 최강자들만 초대받는 '왕중왕전'이다. 종목별로 한 국가에서 최대 2명, 전 세계 상위 8명만 나갈 수 있다. 톱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안방'의 이점을 안고 있는 왕즈이를 만났다. 경기장에는 중국 홈팬들의 '짜요' 함성이 가득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1게임 초반, 체력을 앞세운 왕즈이의 공세에 한때 4-8까지 밀렸지만 이내 안세영 특유의 질식 수비가 살아났다. 그는 8점을 내리 따내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으며 여유있게 첫판을 따냈다. 2게임에 들어서자 절치부심한 왕즈이의 반격이 시작됐다. 내내 초접전이 이어졌고, 7-8 상황에서 두 선수는 74회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극한의 랠리까지 펼쳤다. 왕즈이의 헤어핀을 향해 안세영은 몸을 던졌지만 한뼘차로 점수를 내어줬다. 이후에도 동점상황이 이어졌지만 3점차로 아쉽게 2게임

    2. 2

      '상금 빅3' 새 둥지로…홍정민, 한국토지신탁 간판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6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굵직한 매물로 꼽힌 올 시즌 상금랭킹 1~3위가 모두 새 후원사를 만나면서다. 공동 다승왕(3승)과 상금왕을 차지한 홍정민은 내년부터 CJ 대신 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쓰고 필드에 나선다. 상금 2위 노승희는 제약바이오기업 파마리서치의 코스메틱 브랜드 리쥬란의 얼굴이 됐고, 투어 2년차에 대상을 받은 유현조는 롯데에 새 둥지를 튼다. ◇‘상금왕’ 홍정민, 한토신 새 얼굴로올해 여자골프 후원 시장에서는 일부 ‘큰 손’의 퇴조가 눈길을 끌었다. 남자골프 명가로 여자골프에서도 홍정민 리슈잉 등을 오랜 기간 후원한 CJ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여자골프 후원을 완전히 접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와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남자선수에게 자원을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전통 명가인 하이트진로와 KB·신한·우리 등 금융그룹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발을 뺐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회사를 대표할 새 얼굴을 적극적으로 찾던 기업들이다. 시즌이 끝난 뒤 본격적인 협상 국면이 시작되자 소극적인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올해 몇몇 선수와의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내년을 기약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기존 프로선수 대신 아마추어 유망주를 영입하는 것으로 전력 재정비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지난겨울 박현경 이예원 배소현 등 톱스타를 잇달아 영입한 메디힐 역시 올해는 시장을 관망하는 데 그쳤다.한국토지신탁과 롯데가 올해 스토브리그의 승자로 꼽힌다. 지난해 박현경과 결별한 이후 간판스타 부재를 겪

    3. 3

      7년째 꿈나무 육성…안병훈의 '품격'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스타 안병훈이 1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치르는 의식이 있다. 골프 꿈나무 세 명을 초대해 사비로 함께 훈련하는 ‘안병훈 주니어 클리닉’이다. 매해 말 미국 플로리다로 선수들을 초대해 함께 훈련해온 안병훈은 7년째인 올해는 제주 서귀포 클럽나인브릿지에서 4박5일간 클리닉을 꾸렸다.시합 일정 등으로 올해는 클리닉을 한국에서 운영하기로 한 뒤 안병훈은 후원사인 CJ에 도움을 요청했다. CJ는 흔쾌히 클럽나인브릿지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골프 최고 성수기인 10월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명문 구장으로 꼽히는 클럽나인브릿지에서 꿈나무들이 매일 라운드할 수 있었던 이유다.안병훈은 실력보다는 골프에 대한 진지한 애정을 기준으로 꿈나무를 선발한다. 클리닉 기간에는 아침밥을 먹는 순간부터 밤에 잠을 자러 방에 들어갈 때까지 종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안병훈은 “나와 며칠을 지낸다고 골프 기술이 크게 늘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코스 매니지먼트, 골프를 대하는 자세, 멘털 관리법을 많이 이야기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어릴 때 내가 알지 못한, 알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느끼는 부분을 공유한다”며 “매년 좋은 주니어들을 만나 나 역시도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미소 지었다.올해는 대회 일정 때문에 한국에서 클리닉을 진행했지만 가능하면 미국에서 계속 클리닉을 개최하겠다는 것이 안병훈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에 있는 주니어들이 플로리다에 와서 우리 집에서 생활하고 같은 코스에서 연습하고 다른 잔디에서도 쳐보게 하고 싶다”며 “그런 경험이 그들에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