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불공정 통상 바로잡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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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핫라인' 역할…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NAFTA 20년간 득보다 실이 많아 손질 시급
한·미 FTA도 '윈윈' 할 수 있는 균형 찾아야
재원 바닥날 판인데 사회보장제도 의존 심해
오바마케어 등 의료보험 확대 경계해야
NAFTA 20년간 득보다 실이 많아 손질 시급
한·미 FTA도 '윈윈' 할 수 있는 균형 찾아야
재원 바닥날 판인데 사회보장제도 의존 심해
오바마케어 등 의료보험 확대 경계해야
세계의 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미국과 세계 경제·안보 체계의 판을 뒤집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승리했다. ‘언더독(underdog: 승리 가능성이 낮은 선수)’이던 그가 어떻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는지, 논쟁이 되고 있는 공약들을 추진할지가 관심이다.
대선 전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인단 기준 100여명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 유진철 전(前)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61·사진)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뽑은 이유는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병’을 고칠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에 나섰을 때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과 90% 일치하는 공약을 내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에 나서면서 먼저 도움을 요청해왔다. 이후 캠프 측과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이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인단 100여명 차로 진다고 예상할 때 100여명 차 승리를 장담했는데요.
“현장을 뛰어본 사람의 감이지요. 저는 2013년 조지아주(州)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과 2014년, 올해 연방 하원의원 경선을 연달아 치렀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말에 반응해 표를 주는지 알 수 있지요. 트럼프 당선자를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을 뛰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와 비교했을 때 유세 관중의 수와 열기에서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클린턴 유세장은 기본적으로 청중이 백명, 천명 단위였지만 트럼프 유세장은 만명 단위였지요. 언론에서는 다 클린턴이 이긴다고 하던 곳들이죠. 같은 이유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에서 충분히 이긴다는 계산이 나온 거지요. 트럼프 캠프에서도 선거 이틀 전 선거인단 100여명 차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선거 직전 터진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타격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클린턴 후보 측에서는 FBI 재조사 발표 후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건 조사 응답자들 사이에서의 변화입니다. 현장에서는 FBI 발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전히 트럼프 우세였습니다. 저도 공화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긴가민가했지만 행사 후엔 트럼프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왜 트럼프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나요.
“이번 선거는 미국병을 누가 고칠 것인가, 미국의 고장난 시스템을 누가 손질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였습니다. 이메일 스캔들도, 음담패설 동영상도, 재단 비리도 다 부수적인 이슈였던 거죠.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지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게 1994년이니까 20년이 넘었지요. 결과는 어떻습니까. 미국에서 덤핑 판매된 옥수수로 타격을 받은 멕시코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들어와 불법체류자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금융중심 정책을 쓰면서 거대한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가 형성됐습니다. NAFTA로 이익을 봤다는 사람은 적은데 피해를 본 사람은 많습니다. 누군가는 손질해야 합니다. 기금이 바닥날 위기의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의료보장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층이 정부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 현상이 만연해 있습니다. 오바마케어(의료보험제도)가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고요. 고칠 게 많은데 워싱턴 기득권층은 로비스트 손에 놀아납니다. 시스템의 몰락이고, 복지병의 만연입니다. 이걸 고치자는 게 트럼프노믹스이고, 미국 중산층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제도의 재설계자로 본 것이죠.”
▷별명이 ‘리틀 트럼프’라고 들었습니다.
“(웃음). 제가 이민자인데도 조지아에서 세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트럼프와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경제와 통상, 외교, 이민규제 등에서 트럼프보다 먼저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역설한 거지요. 제 선거공약은 트럼프 공약과 90% 일치합니다. 제 공약을 보고 트럼프 캠프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동지가 됐습니다.”
▷당선자 캠프 측과는 어떤 채널을 갖고 있는지요.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놓고 동맹국과 교역국들의 우려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트럼프 당선자 공약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미국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기 위해 경제와 통상, 이민, 외교·안보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는데 원칙이 두 개 있습니다. 바로 공정한 룰과 윈윈 관계입니다. 통상관계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이를 바로잡고, 동맹에서도 제 몫만큼 분담하는 게 좋다는 거지요. 이런 것을 통해 동맹, 통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단지 미국인들의 나라가 아닙니다. 미국 경제가 잘돼야 세계 다른 교역국들이 더 좋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다른 교역·동맹국에도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재협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봅니까.
“트럼프 당선자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요 타깃은 NA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입니다. 한·미 FTA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바로잡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과의 햄버거 회동 언급 등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햄버거를 먹겠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햄버거를 같이 먹겠다고 하면 예의를 갖춰 대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올해 70세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32세입니다. 나이도 그렇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북한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차기 행정부 인선이 한창인데 원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엔 능력입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업을 운영할 때도 능력을 보고 뽑아서 전권을 주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성과가 없으면 바로 ‘당신은 해고야’라고 외칠 겁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여러 공약을 추진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트럼프는 가장 유능한 인물을 뽑아 공약을 추진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미국인에게 다시 미국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고 재선에 도전할 겁니다.”
■ 유진철은 누구?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공직과 기업 경영, 시민단체를 거쳐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이민 1.5세다. 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도왔다.
그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1970년 아버지를 따라 미국 조지아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종이공장에서, 대학생일 때는 소방관·경찰관으로 일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돕고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1976년엔 미군 헌병대에 입대해 주한 미군에서도 1년간 복무했다.
1994년 자신이 몸담았던 군 장비업체 SEC를 인수해 이름을 CMS(콘티넨털 밀리터리 서비스)로 바꾸고 15년간 운영하며 연매출 1억2000만달러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CMS는 미군에서 나온 노후 트럭을 재생해 세계 10여개국에 수출했다.
2013년 2년 임기의 미주총연 회장을 마친 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정치를 시작했다. 2013년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했다가 이듬해 공화당 지도부와 상의해 연방 하원의원으로 진로를 바꿨다. 조지아주 12지구 공화당 경선에서 2위에 그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스스로를 ‘아메리칸 드림’ 성취자라고 소개하는 그는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1만5000여표 차로 석패했다.
■ 유진철 전 미주총연 회장 프로필
△1955년 서울 출생, 1970년 미국 이민
△1974년 오거스타대 입학
△1980년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 경찰
△1994년 CMS(군수물자 납품회사) 대표
△2011년 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2013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2016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12지구)
오거스타=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대선 전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인단 기준 100여명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 유진철 전(前)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61·사진)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뽑은 이유는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병’을 고칠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에 나섰을 때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과 90% 일치하는 공약을 내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에 나서면서 먼저 도움을 요청해왔다. 이후 캠프 측과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이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인단 100여명 차로 진다고 예상할 때 100여명 차 승리를 장담했는데요.
“현장을 뛰어본 사람의 감이지요. 저는 2013년 조지아주(州) 상원의원 공화당 경선과 2014년, 올해 연방 하원의원 경선을 연달아 치렀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말에 반응해 표를 주는지 알 수 있지요. 트럼프 당선자를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을 뛰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와 비교했을 때 유세 관중의 수와 열기에서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클린턴 유세장은 기본적으로 청중이 백명, 천명 단위였지만 트럼프 유세장은 만명 단위였지요. 언론에서는 다 클린턴이 이긴다고 하던 곳들이죠. 같은 이유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에서 충분히 이긴다는 계산이 나온 거지요. 트럼프 캠프에서도 선거 이틀 전 선거인단 100여명 차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선거 직전 터진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타격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클린턴 후보 측에서는 FBI 재조사 발표 후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건 조사 응답자들 사이에서의 변화입니다. 현장에서는 FBI 발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전히 트럼프 우세였습니다. 저도 공화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긴가민가했지만 행사 후엔 트럼프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왜 트럼프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나요.
“이번 선거는 미국병을 누가 고칠 것인가, 미국의 고장난 시스템을 누가 손질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였습니다. 이메일 스캔들도, 음담패설 동영상도, 재단 비리도 다 부수적인 이슈였던 거죠.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지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게 1994년이니까 20년이 넘었지요. 결과는 어떻습니까. 미국에서 덤핑 판매된 옥수수로 타격을 받은 멕시코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들어와 불법체류자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금융중심 정책을 쓰면서 거대한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가 형성됐습니다. NAFTA로 이익을 봤다는 사람은 적은데 피해를 본 사람은 많습니다. 누군가는 손질해야 합니다. 기금이 바닥날 위기의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의료보장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층이 정부 지원을 계속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 현상이 만연해 있습니다. 오바마케어(의료보험제도)가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고요. 고칠 게 많은데 워싱턴 기득권층은 로비스트 손에 놀아납니다. 시스템의 몰락이고, 복지병의 만연입니다. 이걸 고치자는 게 트럼프노믹스이고, 미국 중산층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제도의 재설계자로 본 것이죠.”
▷별명이 ‘리틀 트럼프’라고 들었습니다.
“(웃음). 제가 이민자인데도 조지아에서 세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트럼프와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경제와 통상, 외교, 이민규제 등에서 트럼프보다 먼저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역설한 거지요. 제 선거공약은 트럼프 공약과 90% 일치합니다. 제 공약을 보고 트럼프 캠프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동지가 됐습니다.”
▷당선자 캠프 측과는 어떤 채널을 갖고 있는지요.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놓고 동맹국과 교역국들의 우려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트럼프 당선자 공약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미국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기 위해 경제와 통상, 이민, 외교·안보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는데 원칙이 두 개 있습니다. 바로 공정한 룰과 윈윈 관계입니다. 통상관계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이를 바로잡고, 동맹에서도 제 몫만큼 분담하는 게 좋다는 거지요. 이런 것을 통해 동맹, 통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단지 미국인들의 나라가 아닙니다. 미국 경제가 잘돼야 세계 다른 교역국들이 더 좋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다른 교역·동맹국에도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재협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봅니까.
“트럼프 당선자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요 타깃은 NA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입니다. 한·미 FTA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바로잡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과의 햄버거 회동 언급 등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햄버거를 먹겠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햄버거를 같이 먹겠다고 하면 예의를 갖춰 대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올해 70세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32세입니다. 나이도 그렇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북한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차기 행정부 인선이 한창인데 원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엔 능력입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업을 운영할 때도 능력을 보고 뽑아서 전권을 주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성과가 없으면 바로 ‘당신은 해고야’라고 외칠 겁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여러 공약을 추진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트럼프는 가장 유능한 인물을 뽑아 공약을 추진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미국인에게 다시 미국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고 재선에 도전할 겁니다.”
■ 유진철은 누구?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공직과 기업 경영, 시민단체를 거쳐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이민 1.5세다. 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도왔다.
그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1970년 아버지를 따라 미국 조지아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종이공장에서, 대학생일 때는 소방관·경찰관으로 일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돕고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1976년엔 미군 헌병대에 입대해 주한 미군에서도 1년간 복무했다.
1994년 자신이 몸담았던 군 장비업체 SEC를 인수해 이름을 CMS(콘티넨털 밀리터리 서비스)로 바꾸고 15년간 운영하며 연매출 1억2000만달러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CMS는 미군에서 나온 노후 트럭을 재생해 세계 10여개국에 수출했다.
2013년 2년 임기의 미주총연 회장을 마친 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정치를 시작했다. 2013년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했다가 이듬해 공화당 지도부와 상의해 연방 하원의원으로 진로를 바꿨다. 조지아주 12지구 공화당 경선에서 2위에 그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스스로를 ‘아메리칸 드림’ 성취자라고 소개하는 그는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1만5000여표 차로 석패했다.
■ 유진철 전 미주총연 회장 프로필
△1955년 서울 출생, 1970년 미국 이민
△1974년 오거스타대 입학
△1980년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 경찰
△1994년 CMS(군수물자 납품회사) 대표
△2011년 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2013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2016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12지구)
오거스타=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