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4일 친박계를 겨냥해 “그동안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며 홍위병, 내시 노릇을 한 사람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수료식에서 열린 ‘대구, 정치의 중심이 되자’는 주제로 한 특강에서 “지난 총선 공천 파동에서 탈당한 뒤 시민들에게 ‘당선하면 당에 다시 돌아가 간신을 몰아내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제는 지킬 때가 됐다고 보며 그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가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내 친박계를 겨낭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 심사에서 정체성 논란으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다.

유 의원은 이어 “박근혜정부 4년간 온갖 잘못을 저질러 보수와 새누리당에 고개를 돌리게 한 사람들과 어떻게 당을 같이 하겠느냐”며 “최순실 사태는 헌법과 법률을 파괴한 것이고 해결은 헌법과 법률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해야 하며 그 외에는 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유 의원은 탈당 여부에 대해선 “너무나 손쉬운 방법”이라며 일축했다. “당에 남아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전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 새누리당을 지켜나가는 것은 훨씬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을 뿌리째 바꿀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당 안이든, 밖이든 보수세력 중 훌륭한 사람은 아직 남아있다. 그 분들이 나서 새누리당을 하나하나 근본적으로, 뿌리부터 바꾸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