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을래요?”영화에서 이만큼 강렬하고도 상대방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추파는 전무후무하다. 2030 세대들에게는 ‘고양이 보고 갈래?’나 ‘넷플 보고 갈래?’도 통한다지만 라면의 자극적인 냄새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알다시피 이런 상황에서 ‘먹는다’는 단어는 성행위를 연상시키기도 하니까.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지나간 버스와 여자는 붙잡는 게 아니다’ 등 한 작품 안에 곱씹게 되는 명대사만 여러 개다. 이렇게 절묘한 대사를 쓸 수 있는 감독이라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리 없다.<8월의 크리스마스>(1997) 한 편으로 아시아 영화계의 스타가 된 허진호 감독은 이처럼 두 번째 장편 <봄날은 간다>(2001)로 각본에 대한 그의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한없이 조심스러웠던 전작의 로맨스와 달리 이 영화는 연애의 맵고 알싸한 맛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고, 사랑의 격랑을 경험해본 성인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멜로드라마로서 공감을 얻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을 교차시키면서 눈물을 유도했다면 <봄날은 간다>는 멜로드라마의 전복된 성역할이 만든 블랙코미디에서 웃음기를 덜어내고 쓰큼한 뒷맛을 남긴 작품이다.녹음기사인 ‘상우’(유지태)는 일을 하면서 만난 지방 라디오 PD이자 진행자 ‘은수’(이영애)에게 빠져든다. 은수는 상우보다 나이도 많고, 일에서도 선배이며, 이미 결혼과 이혼의 경험도 있다. 모든 면에서 성숙하고 능숙해 보이는 은수는 상우와의 관계도 리드해 나간다. 은수 캐릭터는 초반부터 매우 섬세하게 빌드 업되는데, 대합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감염성 질환은 무엇일까? 정답은 결핵이다. 결핵은 석기시대부터 존재해왔고, 특히 18~19세기 유럽에서 대규모 유행병으로 작용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오늘날까지도 결핵은 에이즈, 말라리아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3대 집중 관리 질환 중 하나인데, 매년 1000만명 이상이 결핵에 걸리고 160만명 안팎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핵은 후진국형 질병으로 불리는데 위생 상태와 영양공급이 불량하며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료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결핵이 높은 유발률을 보인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적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는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2위(인구 10만명당 39.8명), 결핵 사망률 4위(10만명당 3.8명)를 기록했다. 결핵은 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며 분출한 비말핵을 통해 감염되며,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특히 피 섞인 가래가 동반된다. 병세가 많이 진행된 경우 객혈과 폐 손상으로 인한 호흡곤란, 흉통 등의 호흡기 증상과 발열, 오한, 신경과민,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
제주도 유명 맛집에서 비계가 지나치게 많은 삼겹살을 고가에 판매했다는 불만과 관련, 해당 고깃집 사장이 사과문을 냈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선 제주 지역 관광 물가가 비싸거나 비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담이 쏟아져나왔다.논란이 된 고깃집 사장 김모 씨는 언론 인터뷰와 별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달 30일 글을 올려 “당시 상황, 이유, 사실관계 모두 떠나 비계 비율이 많았던 고기가 제공돼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고기 선별 및 손질 과정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해 보다 다양한 손님 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특히 제주 지역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 씨는 “열심히 제주도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저희 가게의 일로 직·간접적 피해를 드린 것 같아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조금이나마 제주도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고객이) 연락 주시면 최대한 만족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보상하겠다. 또 향후 1개월 동안 저희 매장을 이용해주시는 모든 손님 분들에게 오겹살 200g을 추가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최초 불만을 제기했던 당사자는 “사장님 인터뷰하셨던데 가만히 있으려다 억울하고 기가 막히고 분해서 글 다시 쓴다”면서 반박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상술한 뒤 “제가 비계만 찍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것 같은데 사장님이 말하는 고기처럼 보이는 그 부위 ‘뼈’지 않느냐. 오히려 (원하지도 않는) 서비스 받고 뒷말하는 파렴치한으로 저를 몰아가느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