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전망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대행의 개혁 추진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비오 칸추크 브라질 금융부 경제정책담당차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0%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WSJ는 저유가 뿐만 아니라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연루된 부패사건으로 브라질의 에너지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산업도 관련 조사를 받으면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이로 인해 실업률이 상승하고 정부 재정도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이 단기간에 투자등급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끝났지만 경제 불확실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2018년까지 투자등급으로 올라서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등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가 투자등급을 회복하는 데 10년 가량이 걸렸다”며 “브라질이 차기 대선 이전에 투자등급으로 올라서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WSJ는 테메르 대통령이 개혁 조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데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정국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테메르 정부는 우선 정부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20년간 예산지출을 동결하는 고강도 긴축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엔 연금·노동 개혁에 본격 나선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은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린 주요인은 재정악화였다”면서 “긴축과 개혁 조치가 공공재정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006년 55.48%, 2009년 59.21%, 2013년 51.69%에서 올해 8월 말에는 70.13%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90%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재정수지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잇달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S&P는 지난해 9월 투자등급의 맨 아래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한데 이어 올해 2월 ‘BB’로 추가 강등했다. 피치와 무디스도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놓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