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반도체를 아시는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경목 산업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
![[취재수첩] 반도체를 아시는지](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01.12282649.1.jpg)
지난해 한국이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반도체(627억달러)다. 1996년 이후 20년 동안 14번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전자제품을 팔아서 번 돈을 한국 반도체 사오느라 쓰고 있는 셈이다.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 2014년 1387억위안(약 24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만들어 토종 반도체 업체 육성에 힘을 쏟는 이유다.
지난달 28일부터 ‘반도체 판이 바뀐다’ 시리즈를 7회에 걸쳐 취재하면서 기자는 반도체가 갖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반도체산업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는 프레임이 무의미했다. 공장 하나에 10조원 넘게 들어가는 투자를 중소기업이 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메모리반도체 업체를 발판 삼아 수백 개 장비 및 소재업체가 각 분야의 세계 최고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시장은 격변을 맞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의 물결을 업고 시장이 커지는가 하면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 시장에서 생존을 건 진검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만만치 않지만 언제든 위기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새삼 정부가 제대로 밀어줘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 내년 반도체산업과 관련한 정부 지원예산이 422억원으로 추격해오는 중국과 비교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는 얘기도 굳이 꺼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엔지니어의 창의와 기업가의 열정으로 성장해온 산업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잘해 왔고 앞으로 잘해 가야 할 산업을 지키고 육성하려면 반도체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필요하다.
‘반도체를 아시는지’란 물음은 기자 자신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더 많은 독자에게 알리고 싶다. 반도체를 연구하고 해당 업계에서 일하는 인력의 저변이 확대되길 바라서다. 반도체를 아시는지.
노경목 산업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