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여성 현직 시장이 피살됐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선출돼 여성의 정치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 지 하루도 채 안 돼 벌어진 일이다.4일(현지시간) 엘피난시에로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현지 일간에 따르면 전날 미초아칸주(州) 코티하에서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피게로아 시장의 경호원 역시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인구 1만5000명 안팎의 코티하 지역 행정 책임자인 피게로아 시장은 카르텔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던 인물이다. 2021년 선거를 통해 코티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그는 지난해 9월 가족과 함께 인근 할리스코주 사포판을 찾아 쇼핑하고 이동 중 무장한 사람들로부터 피랍됐다가 사흘 만에 풀려난 적 있다. 이후 멕시코 당국은 그에 대한 개인 경호를 강화한 상태였다.당시 납치범들의 신원조차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소속 갱단원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이번 살인 사건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이 멕시코 200년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4시간도 안 돼 발생했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대선 투표일 전후로도 20여명의 후보와 선거 운동원이 숨졌는데, 당시 BBC는 "정치인에 대한 만연한 폭력으로 두 여성 후보가 출마한 멕시코 대선이 무색해졌다"고 평가했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국제 에너지기구(IEA)가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 계획이 당초 목표치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EA는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를 앞두고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 “각국의 기존 계획은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COP28 정상회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COP28에서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1만1000기가와트 이상으로 늘리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IEA가 각국의 기존 정책과 향후 추정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설치될 재생에너지 용량은 8000기가와트에 불과했다. 그중 약 40%에 달하는 3180기가와트는 중국의 태양광, 풍력, 수력 발전에서 창출될 전망이다.IEA는 목표 달성을 위해 청정에너지 보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2015년 파리 협정 대비 연간 재생에너지 용량이 세 배 증가했고 IEA 조사 대상 국가의 거의 절반이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설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허가 지연, 투자 부족, 전력망 인프라 문제로 원하는 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IEA의 주장이다.파티 비롤 IEA 전무이사는 “전 세계 재생 에너지 목표는 야심차면서도 달성 가능한 목표이지만, 정부가 신속한 행동을 취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더불어 각국이 내년 초 UN에 제출해야 하는 국가 탈탄소화 계획 개정 버전에는 재생 에너지 확대 목표에 대한 더 많은 세부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고 권고했다.하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독일 정부의 기후 자문기구인 기후변화 전문
올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던 구리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재고가 급증하면서 구리 선물 가격은 한달 여 만에 톤당 1만달러 아래로 내려갔다.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95% 하락한 톤당 9968.5달러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으로 1만달러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9일(9904달러) 이후 약 한달 만이다.이처럼 구리 가격이 조정받는 이유는 구리의 재고 급증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상하이 선물거래소 재고는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 몇 주 동안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추적한 결과 아시아 창고로 구리 유입이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구리 가격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국의 경기 개선 조짐이 나타나면서 비금속 가격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지난달 구리 가격은 톤당 1만11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줄리우스 베어의 연구 책임자인 카스텐 멘케는 이날 메모를 통해 "구리 시장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분한 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올 여름 강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을 제외한 주요 비금속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구리의 대체제로 알루미늄이 주목받으면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08% 상승한 톤당 2663.5달러에 거래됐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