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백기 든 미국 CEO들
미국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속속 백기를 들고 있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사진)은 지난 18일 트럼프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켄터키주 루이빌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링컨 MKC’ 생산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통화 직후 트위터를 통해 “포드의 공장 이전을 막았다”고 자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 포드 회장이 대선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지를 주장한 트럼프를 비난한 것을 철회하면서 화해 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포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 당선자와 의회가 협력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타깃이 되고 있는 애플도 폭스콘 등 아이폰 제조사에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조립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폭스콘이 난색을 보여 생산 이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지니 로메티 IBM CEO도 공개서한을 보내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선회했다. 클린턴 지지자였던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트럼프는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을 만하다”고 언급했다.

운동화 업체 뉴발란스는 대선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