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7일 본회의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회가 17일 본회의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최순실 특검법)과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특검법 표결 결과 재석의원 220명 중 찬성 196명, 반대 10명, 기권 14명으로 집계됐다.

특검법안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 추천한 특검 후보자 2명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법안을 공포하면 14일 내 특검이 임명된다. 규모는 특별검사보 4명에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다. 수사 기간은 최장 120일이다.

특검은 다음달 초께 임명된 날부터 20일간 직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으며, 준비 기간이 만료된 다음날부터 7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수사 대상은 청와대 문건 유출, 최순실 씨의 국정운영 개입 및 공기업 등 인사 개입,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요, 공기업 사업 수주와 이권 개입, 야당 의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불법 사찰 지시, 대통령 해외순방 시 성형외과 의사 동행, 최씨의 딸 정유라의 고입·대입 과정 특혜 등 각종 의혹에 관한 것이다.

또 최씨를 통한 삼성 등 기업의 현안 해결 시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불법 행위, 우병우 전 민정수석 직무유기 의혹 등도 포함됐다.

앞서 특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의원들 반대로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려 한때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처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우여곡절 끝에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친박계 최경환 김광림 박명재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기권자 명단에도 김태흠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계 다수가 올랐다.

법사위원인 김진태 의원은 “원칙에 어긋나는 법 통과로 법사위 오욕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서 거론하는 특검 후보는 이광범, 임수빈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사건의 특검을 맡았다. 검사 출신인 임 변호사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와 관련해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다가 사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