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성현 기자
사진 변성현 기자
국내 증시가 대내외 정치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안갯 속을 헤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면서 청와대가 내놓을 대책에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도 다소 가라앉을 수 있다는 예상도 덧붙였다.

◆ '대통령 하야' 100만 촛불집회 열려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국정농단 의혹으로 구속된 최순실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시민들은 강한 분노에도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사상 최대 촛불집회에 따라 시장은 이제 청와대가 내놓을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오전 일찍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측은 "엄중하게 국민들의 뜻을 경청하면서 정국을 풀 방법을 논의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 정치 리스크 고조…외인 투심 위축

국정 공백이 길어질수록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증시 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내 정치 불안에 이어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이로 인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오게 될 트럼프 당선자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들이 우려스럽다며 이는 국내증시 반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자국 중심 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가 높다"며 "이는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을 한 단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들어 10조원 넘는 규모 순매수를 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쇼크가 겹친 이달 들어 1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도 7000억원 넘게 매도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겹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때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야 한다'는 옛 속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인내심을 가지며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며 "주식 비중 확대는 12월에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