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식품 유해물질 평가' 첫 공개…5년마다 재평가 계획
신약·신개발의료기기 허가·심사 보고서 전문도 공개


우리나라 국민이 주로 먹는 식품에 들어있는 중금속과 곰팡이독소 등 유해물질 64종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이 섭취하는 식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400여 품목을 대상으로 지난 5년간 실시한 '식품 유해물질 위해평가'의 일부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식약처는 누구나 식품·의약품 안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유해물질 위해평가, 신약과 의료기기 허가·심사 보고서 전문도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 납·카드뮴 등 중금속 섭취량 '안전 수준'

식약처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400여 품목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226종의 함유량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연환경에서 유래한 중금속(6종)과 곰팡이독소(8종), 제조·가공·조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해물질(50종) 등 총 64종에 대한 평가결과를 이날 먼저 공개했다.

비소·수은·주석·카드뮴 등 국내 인체노출 안전기준이 설정된 18종은 식품 내 함유량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납·벤조피렌 등 나머지 유해물질 46종의 함유량은 외국 기준과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역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 국민의 납 섭취량은 2010년에 비해 40% 줄었고, 카드뮴은 50% 늘었다.

비소와 수은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이번 평가를 위해 지난 5년간 유해물질 노출량 조사를 24만 건 실시했다고 밝혔다.

식품을 조사하면서 굽기와 끓이기 등 실제 식생활에서 쓰이는 조리방식을 썼고, 인체 노출 안전기준과 독성 기준값 등을 토대로 인체 위험 정도를 판정했다.

식약처는 첫 발표에 포함된 64종 유해물질의 경우 국민의 식품 섭취 경향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어 5년 주기로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식품 유해물질 평가 전체 결과는 매년 분야별로 공개된다.

올해 중금속, 농약류, 감미료, 미생물 등 110종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다이옥신 등 49종, 2018년에는 황색포도상구균 등 20종, 2019년에는 멜라민 등 21종, 2020년에는 납 등 26종에 대한 평가가 공개된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식품 유해물질 위해평가는 산업체가 자발적으로 식품안전을 관리할 때 참고할 수 있고, 가정에서 유해물질이 적게 생성되는 방향으로 조리방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화장품 원료 평가와 신약·의료기기 허가 보고서도 공개

식약처는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약품의 안전 정보도 확대 공개한다.

과학적이고 예측 가능한 식·의약품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식약처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 한도가 정해져 있는 화장품 원료 159종의 일일사용량, 피부흡수율, 최대사용 한도를 살펴보는 '화장품 위해평가'를 실시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자외선차단제 성분 등 11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살균·보존제 성분, 타르색소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올해 7월 이후 허가된 신약의 허가·심사 보고서는 전문이 공개된다.

보고서에는 심사자 판단 기준과 의견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허가·심사 과정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개량신약, 희귀의약품, 자료제출의약품에 대한 허가·심사 보고서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로 개발되는 의료기기의 임상시험자료, 안전성 및 성능평가자료, 심사자 종합검토도 내년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도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 등이 일반에 공개된다.

식약처는 "의약품 허가·심사 정보는 국내 제약업계의 제품 개발 활성화와 안전관리 강화에 도움이 되고, 식약처 허가·심사 과정의 투명성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