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기고] 민자사업, 국민 신뢰 쌓아야 할 때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OC 확충에 기여해온 민자사업
    최소수입보장 탓 재정부담 여전
    이젠 단순 효율성 너머를 생각해야

    송언석 < 기획재정부 제2차관 >
    [기고] 민자사업, 국민 신뢰 쌓아야 할 때
    더운 여름에 추운 겨울 생각이 나지 않듯이 겨울이 다가오면 무더운 여름이 언제인가 싶게 기억에서 잊혀지곤 한다. 국가재정을 꾸리는 일도 이와 같다.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금세 어려운 시기를 잊기 쉽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요즘 경제상황 하에서는 그때마다 또 다른 계절에 대비하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걱정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재정 건전화와 경기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도입한 화살이 민간투자 제도다. 민간투자 사업은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민간 부문이 자본을 투자하고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정부로서는 국민 경제적으로 꼭 필요하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시행하기 어려운 사업, 민간의 투자와 경영으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에 민간투자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조기에 시설을 확충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고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나라 민간투자 제도는 1994년 도입 이후 부족한 재정 여력을 보완하는 동시에 공공인프라 확충과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SOC 투자 활성화의 선봉장으로서의 역할도 했다. 제1호 민간투자사업인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작년 말까지 총 690개 사업, 104조원 규모의 민간투자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도 경기도 서남부권의 숙원사업인 신안산선(안산~여의도 구간)과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일부 구간(봉담~송산) 등을 추진하는 성과가 있었다.

    우리나라 민간투자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는 동안 그만큼의 그늘도 있었다. 대표적인 문제점이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다. 2009년 폐지되기 이전, 초기 민간투자 사업에 적용됐던 MRG 규정으로 인해 여전히 다수 민자사업은 재정 부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MRG 부담 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입금 금리를 낮춤으로써 발생하는 사업자의 이익을 사용료 인하에 활용하는 자금재조달 제도, 기존 사업의 MRG를 폐지하고 사업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재구조화 제도를 도입, 지속적으로 재정 부담을 완화했다. 지난 10월엔 MRG 완화를 위한 공익처분 관련 지침도 재정비했다.

    이제 정부는 재정 건전화와 경기 활성화를 넘어 ‘국민의 신뢰’라는 세 번째 토끼를 잡아야 할 때다. 우리나라의 민간투자 모델은 단순한 효율성 추구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민간투자 모델’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 민간투자의 순기능과 국민 부담의 양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민간투자 사업을 해외에서는 ‘PPP’ 즉 ‘Public-Private Partnership’이라고 부른다. 민간투자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Public)과 민(Private)이 긴밀한 동반자 관계(Partnership)를 이뤄야 한다.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 귀는 서로를 향하고, 눈은 국민을 향한 채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송언석 < 기획재정부 제2차관 >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청년이 한다고 청년 정치인가요

      청년 정치인. 필자를 소개하거나 수식할 때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경기도에서 ‘청년’ 비서관으로 시작했고, 당에서 전국 ‘청년’ 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당연한 수식어로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들을 때마다 늘 고민이다. 30대니까, 상대적으로 젊으니까 청년 정치인이라고 불리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과거부터 청년 정치는 개혁과 혁신 그리고 변화를 의미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여왔다. 1980년대를 전후하여 군부독재라는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로의 변화를 만든 것이 당시의 ‘청년 정치’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불의가 존재하는가를 짚어야 한다.최근에는 비상계엄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공격한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조금 더 시기를 확장하면 국민을 수많은 기준으로 갈라치기하고, 정치적 계산으로 통합이 아닌 분열을 이끄는 모든 것이 불의라고 생각한다. 청년이 한다고 청년 정치라고 해서는 안 된다. 청년스러운 정치를 청년 정치라 불러야 한다. 법이 정한 나이가 아니더라도 그런 정치를 하면 ‘청년 정치인’이다. 청년의 나이에 속해도 그런 정치와 거리가 멀다면 ‘기성 정치인’에 불과하다.그렇다면 청년 정책은 무엇일까. 청년기본법상 청년은 19세 이상 34세 이하다. 그동안 정부는 해당 나이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 ‘청년’ 브랜드를 붙이기 바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큰 문제점이 있다. 첫째, 단순히 나이로만 청년을 규정하기에는 각자의 삶이 너무나 다양하다. 누군가는 20대 초반에, 또 다른 누군가는 30대 중반에야 사회초년생이 된다. 최근에는 불과 몇 년 차이로도 겪어온 시대와 인식이 뚜렷하게 다르다. 이들을 청

    2. 2

      [다산칼럼] 당명 개정보다 시급한 장동혁의 과제

      정치인의 사과는 때로는 고도의 위기 관리 전략으로 작동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진 효과적인 사과는 유권자의 감흥을 자극하고 논란 확산을 막는다. 과거의 잘못에서 미래의 가치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출구 전략’이 되기도 한다.2012년 9월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과거사 사과’가 그랬다. 당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부상하는 가운데 박 후보가 “인혁당 판결은 두 개”라고 발언해 중도층 지지율이 급락했다. 곧바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발생한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은 헌법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지지율이 더 밀리면 대선 자체가 위험하다는 판단에 딸이 아니라 대선 후보로서 아버지의 과오까지 비판한 것이다. 경쟁자 안 후보까지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 지지율은 반등했고 약 석 달 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물론 한국 정치사엔 반대 사례가 훨씬 많다. 떠밀려 하는 사과, 책임을 회피하는 사과, 구체성 없는 사과는 별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악재가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수차례 사과했지만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관련 ‘포괄적 사과’ 역시 임기 내내 야당에 공세의 빌미만 제공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작년 8월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사과는 나중에 어느 쪽으로 기록될까. 작년 12월 3일 “의회 폭거에 맞선 계엄”이라고

    3. 3

      [특파원 칼럼] 트럼프 '꿈의 군대'와 '마스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외교안보 원칙으로 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꿈의 군대’를 가져야 한다며 내년(2027회계연도) 국방비를 50% 늘리겠다는 구상을 언급했다. 1조달러에서 1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단숨에 5000억달러를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예산 증가도 증가지만 이렇게 되면 전체 예산 대비 국방비 비중이 14%에서 20%로 높아진다.미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으로써 그는 중국과 러시아 중에서 중국을 겨냥한 군비 경쟁에 나설 의도를 과시하고 있다. 군비 경쟁으로 적국 압박 구상이는 1983년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한 ‘스타워즈’(전략방위구상) 계획을 들고나와 소련을 경제적으로 압박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전략이다. 소련은 경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무리하게 대응하는 쪽을 선택했고, 이는 체제 붕괴를 가속화했다. 수출 중심 경제 전략으로 성장을 이룬 중국도 미국과 지금 돈 쓰기 경쟁에 흔쾌히 나설 처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영리한 전략일 수 있다.관건은 방향과 디테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꿈의 군대는 지난해 발표한 우주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 전함과 무인함대를 비롯한 황금함대 등을 포함할 것이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응하는 해군력을 확충하고 공중에서의 대규모 공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한다. 두 구상은 모두 분산된 여러 주체가 통합 운용되면서 적의 공격에 효율적으로 적시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한다는 개념을 포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