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위작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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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 칼럼] 위작 스캔들](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783244.1.jpg)
가장 유명한 위작범은 네덜란드 화가 메이헤런이다. 그는 ‘진주 귀고리 소녀’로 유명한 베르메르의 작품을 정교하게 베꼈다. 이를 나치 2인자 괴링에게 팔아넘겼다가 종전 후 ‘네덜란드의 보물을 나치에 팔았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섰다. 위기에 처한 그는 감금 상태에서 붓과 물감으로 작품을 완벽하게 재현해냄으로써 일약 ‘나치를 속인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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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던 엘리 사카이는 중국 이민자들을 고용해 진품을 베끼게 했다. 위작은 아시아에 팔고 진품은 유럽이나 미국에 팔았다. 르누아르의 ‘목욕을 한 소녀’를 소더비에서 35만달러(약 4억원)에 사 베낀 뒤 위작을 도쿄 딜러에게 5만달러(약 5700만원), 진품은 소더비에 65만달러(약 7억4000만원)에 되팔아 35만달러를 챙기는 식이었다.
국내에서도 위작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10년간 작가 562명의 작품으로 알려진 5130점 가운데 26%(1330점)가 위작으로 판명났다. 이중섭(108점) 천경자(99점) 박수근(94점) 작품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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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프랑스 감정단은 고(故) 천경자 ‘미인도’의 진품 확률이 0.0002%라는 분석 결과를 검찰과 유족에 제출했다. 소장자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침소봉대”라며 진품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체 어느 쪽이 맞는 건지, 하늘 아래 진실은 하나뿐일 텐데….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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