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중국, 유인우주선 발사 여섯 번 성공…후발주자의 '우주굴기'
지난 17일 중국은 여섯 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중국중앙방송(CCTV) 생중계로 이 장면을 지켜본 중국인들은 환호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축전을 보냈다. 이틀 뒤인 19일 선저우 11호는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도킹에 성공했다. 유인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의 도킹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이로써 중국은 2022년 완성 예정인 유인우주정거장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면서 ‘우주굴기(起·우뚝 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중국은 1993년 우주개발을 전담할 국가우주국을 설립했고, 2003년에 첫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를 발사했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중국은 후발주자지만 최근 들어 가속도를 내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미국과 러시아의 공용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 운용이 중단되면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탐사용 탐사선 ‘창어 4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는 화성탐사선을 착륙시킬 계획이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직후부터 우주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은 경공업도 발전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중국 지도부는 우주개발에 적잖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다. 우주개발이 갖는 정치·경제·군사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주목했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은 중국의 과학기술과 경제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어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제고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다. 2003년 첫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하자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이 “우리의 위대한 조국에 영광을 가져왔다”고 치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 등 경쟁 국가에 비해 열세에 있는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도 우주개발은 필수적이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군사용 탐지 위성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기술들을 우주개발 과정에서 자연스레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중국인민해방군이 주도하고 있는 것도 우주개발의 주된 목적 중 하나가 무기 현대화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