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카데미 개강식서 "제3의길 주인은 국민의당" 강조
"장기계획이라야 풀 수 있는 문제 산적…孫과 그런 뜻에 공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22일 "개헌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되는 많은 일들이 있다"면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개헌론에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청년아카데미 개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안 전 대표의 발언은 '제7공화국' 건설을 기치로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는 궤를 분명히 달리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0일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 기자회견에서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고 주장하면서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정계개편 움직임이 힘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안 전 대표는 "우선은 지금 현행법률 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필요한 부분은 합의해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그런 것들이 다 잘 이뤄지는 상태에서만 더 큰 합의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경제 문제도 개헌이 되지 않더라도 풀 수 있고 풀어야 하는 것"이라며 "수많은 산적한 현안을 다 풀어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여러사람들이 서로 협력한다면 점점 더 큰 문제도 풀 수 있게 된다.

처음에 서로 협력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큰 문제를 풀려고 하면 그건 잘 안풀리는 법"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아울러 "지난 총선 때의 민의가 국민의당을 '제3의 길'의 주인으로 세워주신 것"이라면서 자신이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두 당으로는 문제를 풀지 못하니 3당 체제로 문제를 풀어보라고 그 일을 맡겨주신 것이 불과 반년 전"이라면서 "그 민의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젠 단기간에 풀 수 있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

정말 10년, 2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풀어나가야만이 겨우 풀 수 있는 문제만 지금 산적해 있다"면서 "그런 뜻에 (손 전 대표와) 공감을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손 전 대표는 저서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를 통해 지난 8월 안 전 대표가 전남 강진으로 찾아와 국민의당 합류 제안을 하자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교체를 합시다"라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또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가 굉장히 심해져 있다"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현상, 이번 총선때 3당 체제가 정립된 것도 바로 그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미국과 영국에선 대중들의 분노가 좀 파괴적으로 나타났다면 대한민국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나타난게 큰 차이점"이라면서 "국민은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을 슬기롭게 대처해나갈 역량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청년아카데미 개강식 축사에선 "청년이 살아갈만한 미래를 만드는 것,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그것이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한 동기이자 초심이고 그 초심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