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꽃이 피다
국내 유명 디자이너가 모두 모여 내년 봄·여름 신제품을 처음 선보인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가 22일 막을 내린다. 지난 18일부터 총 41명의 디자이너가 몇 개월간 공들여 만든 새 옷을 공개했다.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공간,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옷으로 표현했다. 표현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인 소재와 스타일이 눈에 띈다.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 은은한 파스텔 색상, 화려하고 과감한 꽃무늬 등이 그것이다.

하늘거리는 소재 인기

박윤수 디자이너의 ‘빅팍’ 무대는 몽환적 느낌을 주는 핑크 셔츠와 스커트, 과감한 트로피컬 프린트가 들어간 게 특징적이었다. 헐렁하고 긴 외투 끝단에 속이 비치는 시폰 소재를 덧대 걸을 때마다 살짝 비치도록 했다. 중성적 느낌의 오버사이즈, 여성적 느낌의 시폰을 믹스매치한 것. 핑크와 연두색을 배색하거나 커다란 꽃 한 송이를 스웨트티셔츠 앞에 그려넣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김홍범
김홍범
김홍범 디자이너의 ‘딤 에 크레스(DIM. E. CRES)’ 무대는 꿈을 테마로 꾸몄다. 여성미를 강조한 부드러운 실루엣의 드레스, 큼지막한 여성용 재킷, 과감한 액세서리 등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디자인, 복고풍 색상을 채택하면서도 군데군데 여성미를 강조했다. 큰 칼라, 길고 폭이 넓은 소매를 단 롱드레스는 소년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몸매를 드러내는 실루엣으로 여성미를 살렸다.

서울패션위크와 같은 기간에 열린 패션코드 행사에서도 시폰 소재 등 여성적인 아이템이 많이 등장했다.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는 푸른 바닷가에서 여유있게 보내는 시간을 그려냈다. 마린룩에서 착안한 화이트-블루 색상 매치와 스트라이프 패턴은 시폰, 실크 같은 소재와 만나 여성미를 극대화했다. 아주 연한 하늘색과 살구색 등 파스텔톤은 화이트와 만나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다.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꽃이 피다
화려하고 경쾌하게

꽃무늬는 내년에도 계속 유행할 전망이다. 과감하고 화려한 패턴은 로맨틱한 감성과 여성미, 동시에 강인한 느낌까지 줄 수 있다. 정혁서 배승연 디자이너의 ‘스티브J&요니P’ 무대는 정원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복잡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함을 꽃으로 표현해냈다는 설명이다. 스트라이프와 꽃무늬를 과감하게 배치한 셔츠와 드레스는 헐렁하고 긴 밀리터리 코트와 매치했다.

송자인 디자이너도 ‘제인송’ 무대를 통해 화려한 패턴을 선보였다. 선인장이 새겨진 재킷, 태슬이 달린 드레스, 스트라이프 패턴 드레스, 트로피컬 무늬를 전면에 배치한 미니 드레스 등을 내놨다.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날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한 뒤 걸쳐 입기 좋은 재킷, 휴양지에서 파티를 즐기기 좋은 드레스 등을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꽃이 피다
루비나 디자이너는 칼라가 넓은 외투 안에 속이 비치는 치마를 매치하는 등 여성미와 중성미를 동시에 표현했다. 외투에는 꽃무늬 패턴을 과감하게 배치했고 민소매 블라우스에는 스트라이프와 꽃무늬를 동시에 담아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다.

남성복도 화려한 패턴과 중성적 아이템이 주를 이뤘다. 김서룡 디자이너는 아르누보 양식을 세련되게 슈트에 담아냈다. 꽃무늬를 전체적으로 담은 슈트, 패턴을 전면 배치한 실크 소재의 바지 등이 눈길을 끌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비욘드클로젯’ 무대에서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 핑크베이지 등 부드러운 색상의 옷을 선보였다.

이청청 디자이너는 “파스텔 색상과 하늘거리는 소재로 여성미와 로맨틱한 감성을 강조했다”며 “내년에는 롱슬리브, 오프숄더 등 로맨티시즘을 강조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청청
이청청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