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위해 오케스트라 공연 마련한 현대차 정몽구재단 유영학 이사장
학업, 진로, 친구와의 관계…. 청소년은 많은 고민을 안고 산다. 마음껏 뛰어놀고 웃을 기회는 적다. 게임이나 TV 시청 정도가 휴식의 전부다. 유영학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60·사진)은 이를 안타깝게 여겼다.

2012년 이사장 취임 직후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이유다.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인 그는 특히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공연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로 청소년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다.

지난 10일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도 이런 뜻에서 마련됐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청소년문화사랑의 날-금난새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청소년의 큰 호응을 얻었다. 900여개 좌석이 꽉 찼다.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이도 있었다. 유 이사장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마땅찮은 청소년에게 클래식이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며 “한경필 공연은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클래식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재단은 문화예술, 교육, 사회복지 등 3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중 많은 사업이 청소년을 위한 것입니다. 클래식 공연은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핵심 프로그램이죠.”

재단은 19일에도 한경필과 정부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서 공연을 연다. 청소년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중 ‘아침의 기분’ ‘오제의 죽음’, 비발디 ‘사계’ 중 ‘겨울’,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으로 구성했다. 세종시에 있는 20여개 학교 학생이 입소문을 듣고 참석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반응에 연말이나 내년 1월께는 호남지역에서 한경필과 공연할 예정이다.

“한경필 공연을 보면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의 유머러스한 해설과 한경필의 정상급 연주가 잘 어우러집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창단한 연주단체여서 우리 재단의 뜻과도 잘 맞고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예술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 장학생에겐 장학금뿐만 아니라 해외 콩쿠르나 공모전 참가 경비도 지원한다. 음악 전공 학생들은 ‘온드림 앙상블’ 단원으로 선발해 예술의전당 등 큰 무대에 오를 기회를 준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재단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이 해외 콩쿠르에서 잇달아 입상하고 있다. 10일 ‘오사카 국제 음악콩쿠르’에선 수원대 3년 김종윤 씨가 트롬본 연주로 금관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성악과 3년 박기훈 씨는 지난달 열린 ‘제51회 프랑스 툴루즈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남성부문 2위에 올랐다. 유 이사장은 “단순히 영재를 발굴해 후원하는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학생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협력해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온드림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을 위한 사회복지에도 앞장서고 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학교 건립도 지원했다. 앞으로도 이들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재단 설립 10주년인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록펠러재단, 카네기재단과 같은 외국의 유수 재단처럼 오랫동안 신뢰받고 사랑받는 재단이 되지 않을까요.”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