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미국 독보적…한국 0.08% OECD 5위

이스라엘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굳건히 정상을 지켰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기업가정신 2016'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015년 기준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GDP의 0.38%로 미국(0.35%)을 따돌리고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의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는 한국(0.08%)의 5배에 가깝다.

OECD는 대다수 국가에서는 GDP에 견준 벤처캐피털 투자액이 0.05%에도 못 미치지만, 벤처캐피털 산업이 성숙한 이스라엘과 미국은 예외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액수는 597억 달러로 OECD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OECD가 해당 항목을 집계한 이래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의 나라'로 불린다.

자율주행차 센서 기술로 테슬라, BMW 등과 잇따라 제휴한 모빌아이(Mobileye), 이스라엘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 앱으로 폴크스바겐에서 3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게트(Gett), 구글에 인수된 지도 앱 웨이즈(Waze) 등 수많은 IT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IT 기업들의 힘은 현지의 벤처캐피털 그룹의 지원에 힘입었다.

이스라엘의 벤처캐피털 산업은 정부가 공공 투자 프로그램인 '요즈마' 프로젝트를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태동했다.

지금은 50개 넘는 벤처캐피털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리서치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IT 스타트업이 지난해 조달한 자금만 44억3천만 달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손가녕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인구 규모는 한국의 16.5%이나 GDP는 21.5% 수준이라면서 이런 경제적 성과는 혁신역량과 함께 정부의 기술창업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기술 지향적 벤처 육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털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중동 유일의 첨단산업 국가로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GDP 대비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다음으로는 캐나다(0.11%), 남아프리카공화국(0.10%)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0.08%)은 전년과 같은 5위였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털의 신규투자는 2조858억원으로 전년보다 27.2% 늘었다.

이는 IT,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손 연구원은 한국도 이스라엘에서 세제지원 방안이나 손실 보전 방안 등 벤처캐피털의 인센티브 제도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