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서초동 삼성사옥/김영우 기자
서울 강남 서초동 삼성사옥/김영우 기자
"현 시점에서 갤럭시S8 조기 등판은 가장 지양해야 할 일이다."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S8 간 연결 고리를 끊는것이 중요하다."

"갤럭시S8 조기 등판은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단종함에 따라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갤럭시S8 조기등판설'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강한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섣불리 차기작 카드를 꺼내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은 원래 일정대로라면 내년 2월께 시장에 나올 제품이다.

통상 상반기 출시하는 갤럭시S 시리즈는 매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 행사에서 공개해왔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갤럭시S8 역시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던 갤럭시노트7이 출시 두 달만에 물러남에 따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갤럭시S8을 앞당겨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플 아이폰7 독주를 막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선 고사양 신제품을 빨리 출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러나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갤럭시S8 조기등판은 삼성 입장에선 가장 지양해야 할 일"이라며 "보다 엄격한 사전 품질 검사를 통해 이런 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S8을 조기 출시하기도 어렵다"며 "오히려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2월께 MWC에서 공개한 후 실제 시장 출시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철저히 전수 검사를 거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갤럭시S7 가격 인하를 통해 갤럭시노트7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노트7용 일부 패널 부품 등은 중화권 업체로 판매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조기등판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아주 정확히 알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이 제품에 탑재한 샐 기능들 역시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과정을 거치려면 갤럭시S8을 조기 등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

이 연구원은 또 "설령 갤럭시S8이 조기에 나온다 한들 소비자가 과연 바로 사줄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갤럭시노트7 사태를 감안하면 상황을 지켜본 뒤 구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S8 간의 (부정적)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굳이 갤럭시S8을 조기등판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 해결 외에도 갤럭시S8이 조기등판하기엔 일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은 디스플레이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출시를 앞당기기엔 해당 부품에 대한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시를 최대한 당긴다 해도 2월 중순 정도일 것"이라며 "갤럭시S8은 품질 검사를 어느 제품보다 철저하게 해야 하는만큼 일정을 크게 바꿀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S8이 성공하려면 단 한 대의 제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해선 안된다"며 "(개발 단계에서의) 부품은 물론 최종 제품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검사한 후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패러다임은 이제 '빨리 빨리'에서 '단 한 대도 터져서는 안된다'로 바뀌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투자업계에서는 갤럭시S8이 울트라HD급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듀얼카메라모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홈버튼 등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