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이지희(37·사진)가 연장 접전 끝에 신지애(28·스리본드)를 제치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3타 차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승이다.

이지희는 25일 일본 미야기현 리후GC(파72·6551야드)에서 열린 ‘미야기TV배 던롭여자오픈’(총상금 7000만엔·약 7억6600만원) 최종일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그는 동타를 적어낸 신지애와 공동 선두로 연장에 들어갔다. 전날까지 8언더파로 선두에 3타 뒤진 단독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지희가 안정적인 플레이로 4타나 줄이며 추격에 성공한 것.

연장전 승부는 치열했다. 18번홀(파5)에서 이어진 1차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파를, 2차 연장전에서는 버디를 잡는 등 팽팽하게 맞섰다. 다시 돌아온 18번홀이 승부를 갈랐다. 연속 버디에 성공한 이지희가 파에 그친 신지애를 따돌리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 1260만엔(약 1억4000만원)도 그의 몫이 됐다.

이지희는 지난 4월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에서도 신지애를 3타차로 제치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투어에서만큼은 신지애 킬러가 된 셈이다.

이지희는 “퍼트감이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좋아졌는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 게임을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 들어 지난주까지 열린 일본 투어 27개 대회에서 11승을 합작했다. 이보미가 4승, 신지애가 2승, 김하늘 이지희 강수연 안선주 전미정이 1승씩을 올렸다.

이지희는 4월 야마하 레이디스오픈 우승으로 일본 프로무대 진출 이후 15년 만에 통산 20승째를 기록했으며, 이번 우승으로 승수를 21승째로 늘렸다.

이지희는 이로써 한국 선수의 JLPGA 투어 통산 승수 랭킹에서도 안선주(29)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통산 23승씩을 기록한 전미정과 구옥희가 이 부문 1위다. 1973년 시작돼 올해로 44회째인 이 대회는 구옥희의 2연패를 비롯해 한국 선수가 네 차례 우승했다. 1타차 3위는 카사 리츠코, 2타차 4위는 테레사루(대만)가 차지했다. 첫날 선두를 달리던 고토노는 합계 9언더파로 5위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