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의 새만금 스마트농장사업이 좌절된 지난 21일 환호한 건 농민단체뿐만이 아니었다. 농민 표가 아쉬운 정치인들도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기에 바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G CNS의 결정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보도자료를 냈다. 박 의원은 지난달부터 김영섭 LG CNS 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하며 스마트농장사업을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민간 기업은 국감 대상이 아닌데도 LG CNS에 사업 추진 과정 등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당의 김현권 의원은 모기업인 LG그룹을 공격하기도 했다. 농민단체 반발로 스마트농장사업이 난항에 처한 지난달 김 의원은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LG가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농사를 짓는 데 힘을 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계 물류회사가 스마트농장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민족 감정까지 동원해 공격했다는 지적이다. 지방의회에서도 LG CNS에 대한 비난은 계속됐다. 전북도의회에서 ‘LG의 농업진출 저지 결의안’을 발의한 이현숙 민중연합당 도의원은 “LG의 농업 진출이 농업 붕괴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도 대기업들이 이제 농민의 삶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LG CNS를 난타하면서도 농업의 영세성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대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제계 관계자는 “농민단체와 정치인은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까지 동원해 기업의 농업 진출에 반대하고 있다”며 “농업 혁신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