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BNK금융지주는 규모와 실적 면에서 국내 5대 금융그룹으로 꼽힌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이익성장세는 시중은행을 앞선다. 하지만 주가는 그렇지 않다. 21일 기준 BNK금융지주 종가는 8630원. DGB금융지주(9220원)나 광주은행(9580원)보다 낮다. 증권업계는 “조선·해운업과 관련된 과도한 우려 때문”이라며 이 회사를 가장 저평가된 은행주(株)로 꼽는다. 16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은 1만2719원이다.
"BNK금융, 가장 저평가된 은행주"
◆시중은행 못지않은 수익성

올 2분기 부산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30%로, 전 분기보다 0.01%포인트 오르며 2분기 연속 상승했다. 경남은행 역시 2.17%를 기록, 0.04%포인트 상승했다. 5분기 연속 상승세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알려주는 수익성 지표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NIM도 낮아지지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보통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고, 소매기업의 부동산 담보대출 및 가계 신용대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였다.

BNK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해 말 ROE와 ROA 전망치는 각각 8.79%, 0.59%다. 이는 업종 평균(7.47%, 0.51%)을 넘을 뿐만 아니라 신한지주(8.20%, 0.67%) KB금융(6.07%, 0.54%)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BNK지주는 이 같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올 들어 분기별 순이익 15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역시 특별한 비용요인이 추가되지 않아 순이익 1584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3년 연속 두 자릿수 이익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는 왜 부진한가

화려한 재무제표와 달리 주가그래프는 하향세다. 지난 1월20일 연중 최저가(7820원)를 기록한 이후 4월22일 9920원까지 올랐지만 같은 달 25일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정부가 ‘조선·해운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조선 및 해운 관련 회사가 밀집한 부산·경남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어 BNK금융지주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핵심지표는 모두 우수하다”면서도 “조선 등 업종의 구조조정 파급력을 가늠하기 쉽지 않아 투자심리가 냉각됐다”고 지적했다. BNK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다. 신한지주(0.63배) KB금융(0.52배) 제주은행(0.55배)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저평가됐다.

이 회사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부실이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담보가치와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산정해 조선·해운업에 노출된 2조6000억원의 60%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봉 BNK금융지주 전략재무본부장은 “조선·해운업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며 “대상 역시 1522곳으로 분산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주에 비해 배당성향(이익과 비교한 배당금 비중)이 낮은 점도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배당성향은 7.9%로 주요 금융지주 배당성향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1~2013년에 17%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2년간 경남은행 인수 및 비은행 사업다각화로 줄어들었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에는 배당 확대보다 자본비율 개선에 힘써달라는 주주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자본비율이 더 나아지면 배당 확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