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이동통신회사들이 휴대폰 보조금 인상 경쟁을 벌였지만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여파로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16일 1만2606건, 17일 1만5498건에 그쳤다. 이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가 불거지기 전보다 낮은 수치다.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고 배터리 발화 문제로 제품 공급이 중단되기 전까지 지난달 19~30일 하루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7991건이었다.

삼성전자가 전량 새 제품 교환 방침을 발표한 이달 2일부터 연휴 직전인 13일까지 번호이동 건수는 평균 1만2376건으로 32%가량 줄었다. 지난 14~15일은 이통 3사의 전산 휴무일로, 대부분 매장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번호이동시장의 위축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SK텔레콤이 영업정지 징계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추석 연휴 직후인 30일 하루에만 번호이동이 2만5415건에 달했다.

올해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프리미엄폰 시장이 위축된 데다 아이폰7과 V20 등의 대기 수요가 겹치면서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이통 3사는 연휴 전후로 보조금을 잇달아 올렸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KT는 갤럭시S6에 이어 13일 갤럭시S7엣지의 지원금을 인상했다. 10만원대 요금제에서는 상한선인 33만원까지 7만7000원 올렸고, 6만원대 요금제에서도 24만5000원으로 6만2000원 인상했다. LG유플러스도 연휴 기간 스타일러스2와 K10 등 보급형 모델의 지원금을 3만~6만원 인상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올해는 갤럭시노트7 사태에 연휴까지 길어 예년보다 좀 더 조용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