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추가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이미 준비됐다고 평가되는 2번 갱도 내 가지갱도나 3번 갱도에서 모두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풍계리 1~3번 갱도 중 3번 갱도에서는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번 5차 핵실험에 이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3번 갱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양국 모두 3번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1번 갱도에서 첫 번째 핵실험을 한 뒤 나머지 네 차례 핵실험은 2번 갱도를 여러 갈래로 뚫어 전개했다”고 밝혔다. 5차 핵실험 장소는 4차 핵실험이 이뤄진 곳에서 400~500m가량 떨어져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또 하나의 갱도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한다”고 보고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또 하나의 갱도는 기존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3번 갱도를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잇따라 암시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지난 9일 핵실험 직후 성명을 통해 “국가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투발수단(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면 소형화, 규격화를 이루기 위해 추가 실험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최근 우리의 핵탄두 폭발시험은 이 세상 그 어느 열강도 조선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라며 “우리 공화국은 핵 보유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됐다. 만일 우리가 미국의 핵 위협 공갈에 물러서는 길을 택했다면 이미 이라크나 리비아의 처지에 빠져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길주군 지역 탈북민 신체에 미친 영향 조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길주군 주민들의 건강 이상설을 묻는 질문에 “(이와 관련한) 탈북민 연구는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 조사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