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견딘 한화투자증권 '반등'…유증 청신호
한화투자증권이 9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인 끝에 1일 반등했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유상증자 청약 공모가격 수준까지 떨어진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공모 흥행 성공에도 한 가닥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한화투자증권과 관련한 각종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만큼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풀 꺾인 공매도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전날보다 1.06% 오른 239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줄곧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18일 2685원(종가)이던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2365원까지 떨어지면서 1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매도 물량 증가가 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18일 4만6405주(총 거래량 대비 19.2%)였던 공매도 물량은 지난달 30일 53만8847주(44.7%), 31일에는 26만7088주(32.6%)에 달했다.

공매도 세력은 유상증자 신주 발행에 따른 물량 희석 효과를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완료 후 할인된 가격으로 대규모 신주가 풀리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한화투자증권은 19일부터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에 들어간다. 19~20일에는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서는 22~23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현재 가격에 공매도를 치고 유상증자 청약에서 낮은 공모가로 신주를 받아 갚으면 차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공매도 세력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주당 2245원으로 1일 종가 대비 6.1% 낮은 가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시세 대비 30%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 발행가를 책정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시세와의 격차가 좁혀졌다. 그러나 앞으로 주가가 이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름세로 돌아선다면 주주와 투자자들이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할 유인은 여전하다.

◆임직원·계열사 ‘지원사격’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는 우리사주조합과 주주 계열사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이 19일 정식 청약에 앞서 지난달 23~25일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한 예비청약에서는 청약률 110%가 나왔다. 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중에 나온 초과 청약 결과다. 그만큼 임직원이 회사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유상증자 신주의 20%(400억원)를 가져간다.

한화투자증권 지분 총 34.18%를 보유한 한화첨단소재(16.02%) 등 계열사도 초과 청약할 예정이다. 초과 청약 물량을 가져갈 수 없는 우리사주조합과 달리 계열사 주주들은 배정 물량의 20%까지 추가로 가져갈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과 계열사 등은 총 1100억원 안팎 물량의 신주를 받아갈 전망이다. 나머지 약 900억원어치 물량만이 다른 주주와 일반 투자자들 몫이다.

청약 미달 물량이 나오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관사와 인수단이 전량 인수한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인수 금액의 20%를 주관사 등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1900억원어치 청약이 들어와 100억원어치 미달 물량이 생기면 주관사 등이 수수료 20억원을 받고 인수해가는 식이다.

일반 주주와 투자자 청약에서의 흥행은 주가 전망에 좌우될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이 상반기 19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하반기에는 주요 손실 요인이었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 수익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임도원/정소람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