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인회계사회 주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회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한국공인회계사회 내부 규정을 위반했지만 회계사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없는 우 수석의 6촌형이 부회장으로 있던 S회계법인이 우 수석 가족회사로 알려진 ㈜정강의 외부감사를 맡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회계사회는 이틀간 자체 조사를 벌이고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젊은 공인회계사들이 주축이 된 '청년공인회계사회(청공회)'는 22일 논평을 내고 "S회계법인이 회계사회 내부 규정인 '감사인 등의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으나 회계사회가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규정에는 '회계법인은 공인회계사가 아닌 자로 하여금 회장, 부회장, 대표 등 회계법인을 대표하거나 경영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청공회는 "문제가 된 우 수석의 친척은 회계사가 아니면서 S회계법인의 부회장이었기 때문에 해당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회계사회가 진정 이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청공회는 이는 비단 S회계법인뿐만 아니라 회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계사가 아닌 사람이 경영하는 것으로 오인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회계법인을 찾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일감 수주를 위해 투명한 감사보다 인맥이 우선시되는 현실에서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 회계법인뿐만 아니라 대형 회계법인에서도 홈페이지 경영진 소개란에 회계사가 아닌 사람이 부대표로 소개된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회계법인은 전임 회장이 회계사 출신이 아니었다고 청공회는 덧붙였다.

청공회는 최근 회계사회가 미국 회계사 자격증 취득자를 기업감사에 참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지자 무자격자의 회계사 명칭 사용 문제를 검토하다가 회계사회의 내부 규정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회계사회 관계자는 "S회계법인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은 감사의 독립성에 하자가 없다는 뜻이었다"며 "청공회가 제기한 내부 규정 문제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