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전문가 WP 기고 "아시아 중시정책 약화 불가피할 것"
NYT "미국 내 분열과 증오의 '트럼피즘' 여파 극복 중요"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낙선하더라도 미국의 우방 한국과 일본이 '트럼프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가 선거 기간 내내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주장의 여진이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 관계를 재편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전 주필 후나바시 요이치와 한국의 국가안보문제 담당대사를 지낸 이정민 연세대 교수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공동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지더라도 일본과 한국은 트럼프 캠프가 미국 정치에 남길 장기적인 부정적 충격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 대선판의 기류를 볼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해온 '아시아 중시정책'이 다음 정권에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아시아를 21세기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지역으로 여기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미국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면서, 미국 내 일자리 탈취를 이유로 자유무역협정(FTA)에 강력하게 반대해온 것을 의식한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후나바시 전 주필과 이정민 교수는 트럼프의 동맹국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자국 미군 주둔비용의 75%, 40%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두 전문가는 이어 "아시아 지역 내 미군의 철수나 감소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와 해외에서의 안보를 약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TPP가 미국 내 실질소득과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호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자유무역협정 유해론을 반박했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대선 후 미국이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이 낳은 분열과 증오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NYT는 현재 지지율 여론조사가 대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면 트럼프가 패배하겠지만, 미국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문제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수백만 명의 유권자를 선동한 (트럼프의) 증오와 편집증의 메시지가 메신저(트럼프)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이민자 대처법 등에서 나타난 트럼피즘의 극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P도 19일자 기사에서 "트럼프가 이기든 지든 트럼피즘은 공화당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트럼프가 최근 강경보수 언론인 출신의 '싸움닭' 스티븐 배넌을 캠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것을 두고 공화당 지도층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대선 후에도 트럼프의 유산들이 공화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