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 본관 점거농성 사태가 19일로 23일째를 맞았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참가한 두 번의 대규모 시위 이후에도 사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으나 동문들 사이에도 해결책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생 두명을 어렵게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이 제시하는 사태 해법도 달랐다.
18일 만난 이대 졸업생 김지숙 씨(가명)는 "투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쟁의 목적이다. 그 다음이 투쟁의 성과물이다. 처음부터 투쟁의 목적이 총장 사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목적인 '미래대학설립 철회'의 성과물을 얻었다면, 이제는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학업에 집중 하는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시위가 오래 이어질수록 후배들에게 득 보다는 실이 될까 염려된다" 며 "최경희 총장이 사퇴를 한 뒤 다음 총장이 또다시 학생들과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을 때 또 시위를 할수는 없지 않느냐.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졸업생 이연주 씨(가명)는 김씨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우리 이화여대의 역사를 무시하는 행동" 이라고 말문을 연 이씨는 "이대의 명성이 자자했던 예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에게 매우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미래사업을 통해 고졸 출신 직장인들을 교육 한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어렵게 입학한 학생들과 미래사업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차이점이 뭐냐" 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장님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대로된 사과를 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앞서 이화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학교의 교수 117명도 ‘총장 사퇴 요구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2·3차 명단 공개를 검토 중이다.
2학기 개강을 코 앞에 두고 이화여대의 장기 농성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대학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소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숙명여대 법학부 4년) _bargarag_@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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