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 다섯 곳이 중개한 22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중 12건(54.6%)이 펀딩에 성공했다. 목표금액 35억896만원 중 22억7945만원을 모금했다. 지난 1월 출범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이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를 비롯한 13개사가 중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모바일광고 플랫폼 엠클라우드에이피를 대상으로 펀딩을 해 5억3600만원을 모았다. 또 다른 프로젝트였던 모바일 게임 버프스톤 펀딩은 마감 때까지 412만5000원을 모아 목표액(3억원) 대비 1.4%에 그쳐 실패했다.

IBK투자증권은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에서 314명의 투자자로부터 5억8050만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드론전문기업 엑스드론과 건강식품 제조업체인 보비씨엔씨 펀딩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네 건의 프로젝트는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오는 20일까지 하고 있는 서태지 뮤지컬 ‘페스트’ 펀딩은 아직 목표금액 대비 달성률이 5.4%밖에 되지 않는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3월16일 중개업자로 등록한 뒤 12건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수행해 7건을 성공시켰다. 지난 7월 후발주자로 뛰어든 KTB투자증권은 스틱형 티백 제조 스타트업인 ‘티레모’의 주식 공모를 하고 있다.

펀딩 목표액과 성공률이 매월 줄어들고 있어 제도가 안착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펀딩 성공률이 4월(61.5%) 이후 꾸준히 하락해 이달은 12일 기준으로 41.7%까지 떨어졌다. 크라우드펀딩을 중개하는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는 기업당 최대 200만원까지밖에 투자할 수 없어 제약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